깨달음의 서

무아 無我와 참나

신타나 2025. 10. 19. 00:05

무아 無我와 참나

무아와 참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내가 없는 마음 상태가 바로 무아 無我이고 무아를 체감하는 상태가 바로 참나이다. 개인적인 나 즉 개아 個我에서 벗어나면 그 자리가 곧 무아이며, 무아를 체득한 자리가 곧 참나인 것이다. 이는 전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개체에서 벗어나면 그 자리가 곧 전체인 것과 같다. 유한과 무한의 경우에도 똑같다. 유한에 상대되는 무한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유한에서 벗어나면 그 자리가 곧 무한이다.
그리고 이는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참나에서 벗어나면 개아이고 전체에서 벗어나면 개체이며 무한에서 벗어나면 유한인 것이다. 이를 우리는 흔히 개아와 참나, 개체와 전체, 유한과 무한이 상대적으로 병존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절대와 상대도 마찬가지다. 절대에서 벗어나면 상대이고 상대에서 벗어나면 절대인 것이지, 상대와 절대가 병립하여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가 중요시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해야 참나를 만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개아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착각해 온 것처럼 참나라는 게, 허상인 개아와 별도로 어디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기에 말이다. 다시 말해서 허상 또는 환상의 나에서 벗어나면 참나인 것이지, 참나라는 게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유형의 참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관념 속에 무형의 참나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라는 게 허상임을 깨달은 그 상태가 참나인 것이지, 참나라는 게 별도로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 우리가 자신이라고 느끼는 개아도 없고 참나도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또 어떤 의미에서는 비록 허상이지만 개아도 있고 이러한 개아에서 벗어난 상태인 참나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로 참나란 신과 마찬가지로 다만 존재할 뿐, 유형이든 무형이든 지상에 현현할 수는 없다. 또 달리 표현한다면, 지상에 현현해 있는 유형무형의 모든 존재가 바로 신이요 참나라고도 할 수 있다. 신은 전체이며 참나는 전체의 부분으로서, 신과 참나가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여기서 전체란 개체와 병존하는 전체가 아니라, 개체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개체인 상태에서의 전체를 말한다. 즉 다시 말해서 개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하나로서 전체인 것이다. 지상이든 천상이든 모든 곳에는 오직 전체 즉 절대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전체 또는 절대를 대개 신이라고 지칭한다.

종교마다 다른 이름을 붙이든 말든, 전체 또는 절대는 하나이자 모든 것이다. 그래서 신은 전지전능하고 무소불위한 존재일 뿐만 아니라, 무소부재한 존재이기도 하다. 신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모든 곳에 있으며, 심지어 천국에도 있고 지옥에도 있다. 종교인들이 믿는 바처럼 천국과 지옥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그러니 특히 유일신을 믿는 종교인들끼리 저마다 자기가 믿는 종교가 옳다고 주장하며 싸우는 것은,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하나의 신을 두고 저마다 자기가 믿는 신이 유일하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은 짓을 벌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신만이 아니라 우리도 각자 분리되어 있지 않은 하나다. 신의 부분인 우리 인간이 저마다 분리되었다고 믿는 것은, 저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우리 몸속 세포가 몸으로부터 분리되었다고 믿는 격이다. 몸속 세포도, 우리 인간도 독립적으로 활동할 뿐 분리되어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전체 또는 절대와 함께한다. 전체 또는 절대 즉 신의 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가 아무리 자유의지를 가진 채,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뿐 분리되어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인드라망의 구슬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할 뿐 분리된 존재가 아님을 깨닫는 게 바로 무아를 깨닫는 것이다. 아울러 무아를 깨달은 상태가 곧 참나이다. 지금의 내가 있고 참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저마다 분리된 내가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모두가 하나임을 체득한 상태가 바로 참나이다. 물론 이런 상태가 곧 참나라는 말은 아니다. 참나라는 게 따로 없다는 표현을 상태라는 말을 빌려서 하고 있는 것이다. 참나는 모든 것의 부분이기 때문이며, 모든 것인 전체 또는 절대란 분리된 존재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가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는 말은 분리의 환상 속에 있는 개인 또는 개체가 아니라, 전체로서의 모든 존재가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뜻이다. 자신이 분리되어 홀로 존재한다는 착각 내지 환상 속에 있을 때 우리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절대인 신과 언제나 함께한다는 사실을 체감할 때, 그게 삶이든 죽음이든 우리에게 두려움이 스며들 여지는 없다. 변한다 해도 우리는 저마다 전체이자 절대임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변해도 전체는 늘 전체이고 절대는 여전히 절대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에서 완벽한 게 아니라, 비교 상대가 없는 절대이기 때문에 완벽한 것이다. 어쩌면 완벽이라는 말이 필요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하나뿐인 것에 완벽이 어디 있고 완벽하지 않음이 어디 있겠는가? 부디 자신이 개인적으로 분리되어 존재한다는 환상 내지 착각에서 깨어나, 자신이 절대이자 전체임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남은 육체적 삶 동안 아무 두려움 없는 평안한 삶이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무아를 깨닫고, 무아를 깨달은 상태가 바로 참나임을 부디 깨닫도록 하자. / 김신타

'깨달음의 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지상에 있지 않다  (2) 2025.11.04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 唯我獨尊  (0) 2025.10.26
무아란 무엇인가?  (0) 2025.10.17
무아 無我  (0) 2025.10.14
내려놓음과 내맡김  (0) 202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