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신의 사랑

신타나 2025. 12. 15. 09:45

신의 사랑 / 김신타


내가 죽어 없어졌을 때
모든 걸 내게 준다는 약속
내가 몸으로 죽어 없어져도
생명은 여전하다는 아이러니

그러나 나는
쉽사리 믿기지 않는
신으로부터의 약속을
받아들이기로 작정했다

어차피 몸으로도 나를
끝내려 한 적 있는데 지금
마음으로 나를 끝내는 게 무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호들갑일까

어차피 밑져봐야 본전인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닌데
밑천 들어가는 것도 아닌
무조건 남는 장사일 뿐인데

사랑의 신 앞에서
나를 내세우지 않으리라
내 개성을 뽐내지 않으리라
나를 죽여 섬기고 순종하리라

내가 스스로 죽어 없어질 때
그는 사랑으로 나를 품어 안는다
그 앞에서 내 개성을 버릴 때
그는 내 개성을 더욱 빛나게 한다

죽어도 죽는 게 아니며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깨달음
당신의 사랑에 내 모든 걸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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