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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기에 아름다운 날

슬프기에 아름다운 날 / 나신타 여태껏 기쁨만이 가득하길 바래왔지만 슬프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꽃에는 슬픈 전설이 그토록 많은가 보다 우리는 수많은 죽음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탄생의 기쁨을 노래한다 천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슬픔이기에 지상에 태어나고자 애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천상에서의 봄 아지랑이 같은 느낌을 지상에서 겨울을 나면서 몸으로 겪어보고자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친절이 무엇인지 용서가 무엇인지 고로 "나와 내 가족에게 왜 이런 일이?" 라는 말은 앞으로 우리 하지 말자 맑은 날 함께 소풍 가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비 오는 날 혼자 걷는 것도 좋지 않은가 슬픔이 아름다움임을 깨닫는 날에

신작 詩 2023.05.03

나의 스승들

한밤중에 나와 별 관계 없이 지나가는 차와 운전자에게는 무관심하면서도, 나와 관계있는 사람에게 나는 무관심을 지나 때때로 분노하곤 한다. 그러나 나와 관계있는 그 사람들 모두가 내게 고마운 분들이다. 나를 기쁘게 하기도 하고 분노하게도 하기 때문이다. 나를 분노하게 하는 것이 지구상에서 그들의 역할임을 나는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 나를 화나게 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한다. 그들이 모두 나를 깨닫게 한 스승들이기 때문이다. 선인이든 악인이든 모두가 나의 스승임을 깨닫는 지금 이 시간, 기쁨의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흐른다.

깨달음의 서 2023.04.30

속울음

속울음 / 나신타 얼마만큼 눈물이 쌓여야 얼마나 눈물을 흘려야 얼만큼 외로워해야 속으로 우는 울음 울 수 있는 걸까 어릴 때나 나이 들어서나 한결같이 가벼운 눈물 놀림받을까봐 참으려 해도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물처럼 온통 구름에 지친 여름날 마른장마와도 같이 쏟아지지 않는 눈물은 무감각한 것인지 심지가 깊은 것인지 내가 알 수 없는 세계다 슬퍼서가 아니라 그의 마음이 느껴질 때 때론 걷잡을 수 없는 폭우처럼 쏟아져 내리는 나로서는

신작 詩 202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