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용광로 / 김신타 그와 그녀 남자와 여자는 살로써 살을 느낀다 손에 걸리는 것 하나 없는 몸뚱이가 비록 꿈 같고 이슬 같고 환영 같다 해도 지금은 실존이 아니던가 언젠가 안개처럼 사라질지라도 헤어지고 나서도 여운이 느껴지는 감촉 마른오징어처럼 여전히 씹히는 기쁨 20대 탱탱한 과육이 40대 원숙함에 절여지고 60대 이르러 효소가 되었는지 영육간에 걸림이 없다 우리는 돌아온 청춘 기준이 있지만 내세우지 않으며 스스로의 잣대에 구속되지 않는 다시 태어나는 순수함 육체적 사랑을 신의 선물로 영적 사랑을 영혼의 기쁨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깨어남 그곳에 삶의 기쁨이 있다 홀딱 벗은 침대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사랑 불안도 미움도 녹여 없애는 신성 가득한 용광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