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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 진 밤

달무리 진 밤 신타 산길 오르다 보니 둥근 달 옆에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나뭇가지 그림자도 설움이며 스치는 바람조차 아픔입니다 환한 웃음 옆에 눈물 한 방울 별이 되어 떨어질 듯하고 어둠 속에 감추어진 눈물 별처럼 반짝입니다 달무리 진 밤, 내 사연은 꺼내 보지도 못한 채 애써 참는 나뭇잎이 전하는 달빛 그리움에 나도 그만 눈물짓고 맙니다 (자란 김석기 2009)

소유의 패러다임

소유의 패러다임 신타 등산이나 여행 가고자 할 때면 아무렇게나 둘러매던 배낭 돈 주고 산 것이기에 타인으로부터 내 것임을 인정받았기에 나는 아무 거리낌 없이 내 소유로 여겼다 넣을 게 많을 땐 조금 더 컸으면, 적을 땐 조금 더 아담했으면 그의 능력 이상을 요구하곤 했으나 내가 누구의 소유가 아니듯 그도 내 소유가 아님을 알았을 때 나는 그를 힘껏 끌어안았다 처음으로, 사랑으로 히말라야 같은 고봉은 산이 허락해야만 오를 수 있다는 어느 산악인의 말처럼 등산 배낭도 지금까지 그가 허용했기에 쓸 수 있었던 것임을 나는 소유에 대한 패러다임의 혁명을 느꼈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듯 배낭도 세상에 존재하며 이 세상 무엇도 누구의 소유가 아닌 모두가 홀로 존재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때 나를 사랑하듯 그를 사랑하며 그에..

詩-깨달음 202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