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없는 게 곧 실체다 석가모니 생존 당시의 브라만교 교리처럼 아트만이 존재한다는 건 물론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없을 수는 없다. 브라만교에서 주장하는 아트만이 없다는 게 석가모니가 설파한 무아 無我 즉 '아나트만'일 뿐, 내가 없다는 가르침은 아니지 않은가. 그가 열반 직전에 남겼다는 '자등명 법등명 자귀의 법귀의(自燈明 法燈明 自歸依 法歸依)'에서 '자등명'과 '자귀의'가 뜻하는 바를 깊이 숙고해 볼 일이다. '나'라는 존재가 항상하지 않을 뿐, 나 자신이 없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실체가 없는 실체이며, 실체가 없는 그게 바로 '나'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실체가 없는 게 곧 나이며, 나란 실체가 없음이다. 내가 어떠한 실체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한계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