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 78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 內面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 內面 / 신타 큰 것 앞에서 작아지지 말자 작은 것 앞에서 커지는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 앞에선 먼지보다 작은 먼지에 비하면 우주처럼 큰 크기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는 무 無이기에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이며 비교할 수 없는 크기를 가진 유형·무형의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을 창조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창조자이다 내면이란 내 몸 안에 있거나 시공간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무형도 아닌 시공간도 없는 무 無 즉 아무것도 없음이다 나는 외형이 아닌 내면이며 고로 외형의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라는 외형이 아니라 시공도 없이 존재하는 얼굴 누구라도 상상을 할 수 없는 없지만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내 안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이다

詩-깨달음 2022.01.28

실체와 허상

실체와 허상 우리는 자기 신체의 오감을 통해서 지각되는 대상이 실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을 실체라고 믿기도 하는데 이는 착각일 뿐입니다. 오감의 대상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자, 실체가 아니라 잠시 동안 실존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결국에는 사라져버리는 허상 또는 환영일 뿐이죠. 그리고 정말로 변하지 않고 영원히 실재하는 실체는 바로, 무 無 또는 텅 빈 침묵인 나 (또는 참나)입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유 有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 無가 존재해야 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모든 것이 유형의 바탕 위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는 정말이지 어처구니없는 착각입니다. 지구와 태양 등 우주를 생각해본다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단단한 땅 즉 지구가..

꽃길

꽃길 / 신타 꽃길만 걸으세요 라는 이모티콘이 왔다 우리 삶이 곧 꽃길이다 단 꽃길로 느껴질 때가 있고 가시밭길로 느껴질 때가 있을 뿐 가시밭길이 꽃길이 되게끔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꽃길로 느낄 수 있게끔 내면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저마다 삶을 살아가면서 희망에 찬 추구 끝에 어쩌다가 포기를 하고 절망을 느낄 때 절망마저 포기하는 용기다 내면을 바꾸는 일이란 가시밭길에서 도망치거나 꽃길만을 찾으려 애쓰지 않으며 내 앞에 있는 모든 길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힘 밝은 빛 되어 다가오리라 절망조차 내려놓을 때

詩-깨달음 2022.01.27

아상 我相이 환상이다

아상 我相이 환상이다 / 신타 머물러 있었다 한여름 땡볕에도 한겨울 눈보라에도 언제나 서 있는 자리 천년 주목은 몸과 함께 멈추어 있었다 그늘진 자리 따라 찬바람 피할 곳 찾아 언제나 움직이기는 해도 백 년을 사는 사람의 마음은 서 있는 주목은 천년을 머물지라도 아상이 씻긴 모습인데 온산을 돌아다니는 나는 마음에만 멈추어 있는 바람 마음에서 벗어나 보자 오래된 아상이 환상이다 환상에서 멈추어 서지 말자 영원한 삶은 보이는 몸이 아닌 바람과 함께하는 보이지 않는 나 내가 없으면 세상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 나란 내 몸뚱이가 아님을 나란 없을 수 없는 존재임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까닭일 뿐 몸으로부터 벗어나 보자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보자 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 시공도 없는 텅 빈 침묵 거기에 영원한 ..

詩-깨달음 2022.01.26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 / 신타 참아야만 하는 줄 알았고 견뎌야만 하는 줄 알았다 애를 써야만 되는 줄 알았으며 그러다 지쳐 포기하고야 말았다 사람도 아닌 사람의 잘못도 아닌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나를 서운케 하고 화나게 했던 사람에 대한 용서를 생각하다가 가난과 고통에 대한 용서가 뜬금없이 떠올랐다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가난을 마음 깊이 용서하리라 수많은 명의 살아있을지라도 몸과 마음의 고통 용서하리라 아니 내가 용서를 빌리라 그들의 모습 애써 멀리하고 부자와 행복의 꽁무니만 쫓던 내가 먼저 용서를 구하리라 나 자신과 타인의 실수와 잘못을 용서하듯 가난한 고통과 고통의 홍수 모두를 용서하고 사랑하리라

신작 詩 2022.01.25

벙어리장갑

벙어리장갑 / 신타 스마트폰에 메모하기 위하여 장갑 벗은 채 메모를 했더니 겨울 날씨에 손이 시렸으나 장갑 다시 끼자 괜찮아졌다 신은 인간에게 능력을 주었고 인간은 장갑을 창조하였으니 인간의 능력이 신의 능력이자 또한 우주에 가득한 에너지다 신은 비상한 능력을 갖췄으며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게 아니라 신의 능력 안에서 인간의 능력 신과 똑같이 발현되는 것이다

신작 詩 2022.01.24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 신타 그런데 불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평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한쪽만이 아닌 둘 다가 지금껏 나를 살려왔을까요 그래요 불안만을 믿지도 않고 평안만을 바라지도 않는 이제부터라도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할 거예요 생활 때문에 일을 하고 건강 때문에 운동을 하는 불안은 불안해서 좋고 평안은 평안해서 좋은 그런 사람이 될래요 불안에 대한 믿음과 평안에 대한 소망이 아닌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하는 삶이 될래요 나 이제부터라도

詩-깨달음 2022.01.24

않아도

않아도 / 신타 혼자서 애쓰지 않아도 모두가 애써 주는데 모두가 나를 생각하는데 내가 염려하지 않아도 세상은 걱정이 없는데 왜 나는 불안해하는 걸까 지금 불안해하지 않아도 여지껏 살아왔음이 내가 쉴 수 있는 안식이죠 스스로 염려하지 않아도 지금 여기 존재함이 내게 믿음과 사랑인 거죠 내가 날 위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지는 대로 느낌대로 살아갈 뿐이죠

詩-깨달음 2022.01.23

시선, 사랑의 힘

시선, 사랑의 힘 / 신타 한참을 마주 보는 아침이었다 행선지가 갈리는 전철역 닿기 직전 서로를 바라보며 잘 가라는 인사 속에는 안타까움이 땅거미처럼 깔렸다 시선이 마주친 눈과 눈 오래도록 머물 수 있음은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일 때 가능하다는 얘기 들은 적 있다 오늘이 내게는 그런 아침이었다 누군가를 오래 그리고 그윽하게 바라볼 수 있음은 사랑의 힘에 의해서라는 사실 새롭게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 오늘 아침이 스쳐 지나가고 있다 차창 밖 풍경은 고요한데 헤어져서도 고속버스에서도 마주 보던 기억은 여전히 남아 내 가슴에 담긴 사랑의 힘, 시선 종종 꺼내어 보고 싶은 아침이다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 / 신타 내 사진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내 무덤가에서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되어 당신 앞에 서 있어요 내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나는 누워있지 않아요 나는 죽지 않았거든요 천 개의 바람일 뿐이죠 당신이 바라는 것처럼 나는 언제나 마음대로 천 개의 바람이 되어 자유롭게 날아다녀요 당신 앞에 있는 내 모습이 당신 모습이라면 좋겠어요 생각이 날 때마다 당신의 웃음 띤 얼굴 보고 싶어요 내 앞에서 울지 말아요 나는 지금 여기 이렇게 당신 앞에 서 있는 바람 천 개의 바람일 뿐이죠 * 1연과 2연, 작자 미상의 시 '천 개의 바람'과 임형주 성악가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노랫말 부분 인용

신작 詩 202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