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17

실연

실연 / 신타 실에서 끊긴 연 사랑이 채 물들기도 전 이별이라는 말도 꺼내기 전 서로에게서 실과 연이 끊겨버렸다 하늘 저 멀리 나르는 연이 끊긴 연 땅에 떨어진 잎새도 가을날 끊어진 연이리라 연이 끊겼다 해도 죽음조차 마지막이 아니며 하물며 지상에서라면 우린 언젠가를 희망해야 한다 하늘을 떠돌지라도 마음 둘 곳 찾을지라도 지금이 아닌 다른 때일지라도 우린 언젠가 또다시 만나게 되리니

신작 詩 2022.10.20

진화와 창조

진화와 창조 / 신타 이 세상 모든 생물이 박테리아에서부터 진화되었다고? 어림없는 소리! 창조에서 시작되어 진화로 이어지다가 다시 창조가 시작되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이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 자전거는 자전거에서 끝나고 자동차는 자동차에서 끝나며 기차와 우주선은 새로운 창조이지 않은가? 창조에서 진화로 이어지다가 새로운 창조로부터 다시 진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에 눈 감은 그대 이름은 과학자! 예수 그리스도는 일찍이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가면서도 저들이 알지 못하여 그러하오니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라고 무소부재하고 전지전능한 신에게 빌고 빌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창조에서 시작되었지만 진화를 거쳐 다시 창조가 시작된다는 걸 눈으로 보면서도 모르는 어리석음 종교와 교주에 눈이 먼 그들을 팔아 먹고살고자 하는 그대 ..

신작 詩 2022.10.19

헤어짐의 미학

헤어짐의 미학 / 김신타 그대 삶에 평안함이 이어지길, 파도가 칠지라도 지나서 보면 우리에겐 늘 잔잔한 바다 그동안 고마웠어 너를 사랑해 파도였다가도 다시 바다일 수밖에 없는 운명 떨어졌을 때 잠시 만났지만 어차피 하나일 수밖에 없는 너와 나 지금은 둘이지만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될 터 그때 괜히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 헤어짐조차 사랑하자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에 감사하자 너와 나 그리고 모두에게 깊이 고개 숙이자 만남이 없었다면 우리 헤어짐조차 아름답다고 독백하는 시간 고요히 가질 수나 있을까 바다가 있기에 파도가 있고 파도가 있기에 바다인 것처럼 우린 모두 하나이지만 둘로 보이는 때가 있을 뿐 다시 하나임이 느껴지는 날 언제일지라도 그때는 오리니 사랑과 아쉬움으로 그럼 그대여 안녕 떠나갈 때 떠나간대도 ..

둘이 아니다

둘이 아니다 / 신타 스쳐 가는 풍경은 모두 아름답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의 풍경이든 우리는 모두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대가 지금 웃거나 울거나 간에 세상은 둘로 나누어져 있지 않다 스스로 원하는 것만이 나타날 뿐 빛과 어둠이 나뉘어 있지 않으며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음을 안다 어둠을 멀리하고 저주하기보다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존재하라 마치 거울처럼 모든 것을 비추되 보이지도 않고 아무것도 없는 빛

신작 詩 2022.10.13

언젠가는

언젠가는 / 신타 마지막이란 더 이상 갈 길이 없거나 더 이상 함께 할 시간이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을 때 쓰는 말이리라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으니 마지막인 것처럼 막말이 아닌 미련을 담아 작별 인사를 하자 죽음조차 마지막이 아닐진대 하물며 지상에서라면 우린 언젠가를 희망해야 한다 지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지금이 아닌 다른 때일지라도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지니

신작 詩 2022.10.09

믿음의 오늘

믿음의 오늘 / 신타 눈에 보여야 믿을 수 있었으나 이젠 알 수 없어도 믿을 수 있다 내가 모든 걸 안다면 믿을 필요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미 걸어 본 오늘과 아직 지나지 않은 오늘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또 다른 이름의 오늘이다 앞날이 보이지 않아서 좋다 모든 게 보인다면 세상은 사막과 같을 뿐이다 알 수 없기에 오히려 고맙다 내가 모든 걸 안다면 세상은 우물 안이기 때문이다 무서웠던 사후세계가 이제는 무조건의 사랑 가득한 곳으로 바뀌었는데 예전엔 알 수 없어 불안했던 미래 이제는 뻔한 미래가 되어버렸다 오랜 세월 부둥켜안아 왔던 마음속 두려움에서 벗어나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들인 것처럼 이제부터라도 어차피 뻔한 미래가 아닌 알 수 없는 믿음의 오늘을 달려 나가자

신작 詩 2022.10.07

파도치는 바다처럼

파도치는 바다처럼 / 신타 어떤 시는 기가 막히고 대부분의 시는 시들하다 내가 쓴 시도 마찬가지다 어떤 때는 누가 쓴 시인가 싶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저 그렇다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기는커녕 내 마음도 울리지 못하는 그냥 그런 시를 쓰면서 시상이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오늘도 세상을 살아간다 고마움 속에서 살아간다 내가 살아있다는 게 말이다 글자로 써놓고 보니 갑자기 궁금해진다 살아있다는 게 무엇일까 스스로 존재함을 의식하는 것일까 아무튼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원망과 감사가 혼재하는 내 안에서 지금은 감사함 쪽을 선택하지만 어느 때 또 원망을 선택할지 모르는 그렇다 하더라도 또한 선과 악이 혼재하는 내 안에서 악을 멀리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며 이 모두를 기꺼이 수용하는 동시에 다만 선의 길을 택하고자 한..

신작 詩 202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