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없었던 나 우리는 기억 속의 나를 자기 자신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왕년에 잘 나갔었지."라고 말할 때의 나는 '과거의 나'이며, 또한 그러한 과거의 나를 떠올리는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우리는 '현재의 나'라고 생각합니다만, 현재의 나 역시 기억 속에 있는 나일 뿐입니다. 어떠한 순간에도 우리는 기억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진실로 나는 '기억 속의 나'가 아니라 기억 자체입니다. 기억 자체, 느낌 자체, 생각 자체가 바로 존재 자체로서의 나입니다. '기억하는 나', '느낌을 느끼는 나', '생각하는 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아나 참나가 아니라 '기억 속의 나'를 말함입니다. 존재 자체를 자각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신을 자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억 속의 나'란 관념으로서의 나를 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