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속물

신타나 2025. 2. 25. 23:10

속물 / 김신타


스스로 속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으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들어 본 적은 있다
그녀는 왜 내게 속물이라고 얘기했을까
무엇이 속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을까

60대 후반의 여성임에도
광역 예술 단체장을 맡고 있는
고교 동창의 재능이 부럽다고 했던
글을 두고 오랜 친구인 그녀가 한 말이다

자발적 백수인 내가
영원한 현역인 동창의 재능을
조금은 부러워하면 안 되는 걸까
무엇에도 초연한 사람이어야 할까

그래, 받아들이자
초연함이 속으로 물들어 속물인
잎이 모두 져버린 겨울나무일지라도
속에서는 물이 흐르기에 속물인

'신작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0) 2025.02.23
쉰 살  (0) 2025.02.20
정월(正月)  (0) 2025.02.20
남과 여  (0) 2025.02.20
사는 이유  (0) 2025.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