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또는 수필

나는 신의 사랑을 믿는다

신타나몽해 2021. 2. 16. 04:37

나는 신의 사랑을 믿는다


나는 신을 믿는 게 아니라 신의 사랑을 믿는다. 인간을 재단하고 판단하며 형벌을 내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신 즉 사랑의 신을 믿을 뿐이다. 나는 신으로부터 받게 된다는 형벌을 믿지 않으며 다만 무조건적인 신의 사랑을 믿는다. 우리가 믿는 신은, 형벌의 신이 아니라 사랑의 신이기 때문이다.

신과 인간의 능력을 비교한다면 부모와 갓난아기 정도일 것이다. 그러한 인간의 잘못을 같은 인간이 재단하고 판단하며 벌하는 것에 더하여, 신이 재판하고 형벌을 가한다는 상상을 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음이다. 갓난아기인 인간을 같은 인간도 아닌 신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재판하고 형벌을 가하기까지 한단 말인가? 더구나 신의 마음에 들면 천상에 있는 천국 天國에 살게 하며, 신의 마음에 안 들면 지상에 있는 감옥인 지옥 地獄으로 보낸다는 인간의 상상이란...

원시시대에나 있었던 주술사의 상상력에 기인한 미신일 뿐이다. 그런데 그러한 미신을 가장 혐오하는 종교에서 오히려 신에 의한 처벌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신이 왜 인간을 처벌한단 말인가? 능력이 부족한 인간이기에, 인간이 인간을 처벌하는 것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전지전능한 신이 인간을 처벌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것일까?

전지전능한 신이 그리 할 일이 없어서 인간을 천옥 天獄도 아닌 지옥 地獄에 가두고 형벌까지 가한단 말인가? 그리고 하늘에 있다고 상상되는 신은 왜 하늘이 아닌 지구에, 그것도 지하에 감옥을 만들었을까? 이쯤 되면 이 모든 게 인간의 상상임을 믿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신에 의한 처벌이라면 천옥이어야지 왜 지옥일까? 신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옥과 같은 혐오 시설은 천상이 아닌 지상으로 보내는 님비 족이란 말인가?

무소불위하고 전지전능한 신이 우리 인간을 왜 처벌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인간 이외에 다른 동물들도 처벌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들도 인간처럼 개중에는 잘못하는 부류가 있을 테니 말이다. 이제부터는 이러한 상상을 그만 치워버리자. 재판하고 형벌을 내리는 신이 아니라, 모든 존재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사랑의 신을 믿자. 나는 신을 믿는 게 아니라 신의 사랑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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