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능소화 지던 날

신타나초 2021. 6. 30. 12:25



능소화 지던 날

신타


때가 되면 그리움도
그리움의 청춘도 시들해진다

강물은 언제나
강낭콩꽃처럼 푸르지 아니하며
마음 또한
양귀비꽃처럼 붉지 아니하다

강낭콩꽃처럼 푸른 물결 위에
양귀비꽃처럼 붉은 마음 흐르기를
소망하고 기도한 적 있지만

능소화 마냥 붉은 그리움
내 마음은 지고 만다
떨어져 뒹구는 곳

진다는 것
사라진다는 것
허망한 일 아니다

살아서 빛나던 시절 지나
땅에 떨어져 초라한 모습
모두가 나의 생명이다

생명은 언제나 지금이며
지금 내 모습이기에

지금 모습 더불어
내가 소망하는 모습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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