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점오점수 漸悟漸修

신타나몽해 2022. 1. 20. 10:37

점오점수 漸悟漸修


시작부터 깊은 깨달음이란 없다. 처음엔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깊어지는 것이지, 단번에 깊은 깨달음이 있고 그와는 반대로 얕은 깨달음이 있는 게 아니다. 모든 깨달음은 표면에서 시작된다.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내부로 들어가 마침내 은산철벽 銀山鐵壁을 뚫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를 점오점수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의 경우에 그가 돈오점수 또는 돈오돈수를 주장한다면 그건 그의 경험이다. 따라서 돈오점수가 옳으니 돈오돈수가 옳으니 하고 따지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형식으로 깨달음이 온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체험만이 옳다고 떠드는, 철학자 베이컨이 말한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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