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살구나무 / 김신타
삼월 중순 아침을 나서는데
살구나무에 눈이 붙어 있다
그도 눈을 원망할까
아니면 바람을 탓할까
그도 아니라면 하늘과 신?
부는 바람은 불 뿐이고
내리는 눈은 내릴 뿐이며
살구나무는 서 있을 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가 잘한 것도 아니며
일이 일어났음일 뿐인데
우리는 생각한다
누구 때문이라고
누구 덕분이라고
몸이 아니라 생명이 나인 것처럼
생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원
나무가 아닌 나무의 생명이 그다
일어난 일이 모두 감사한 일임을
몸을 통해 깨닫고자 태어난 우리
삼월의 눈이 스승일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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