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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오점수 漸悟漸修

점오점수 漸悟漸修 시작부터 깊은 깨달음이란 없다. 처음엔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깊어지는 것이지, 단번에 깊은 깨달음이 있고 그와는 반대로 얕은 깨달음이 있는 게 아니다. 모든 깨달음은 표면에서 시작된다. 표면에서 시작된 깨달음이 점차 내부로 들어가 마침내 은산철벽 銀山鐵壁을 뚫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를 점오점수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다른 사람의 경우에 그가 돈오점수 또는 돈오돈수를 주장한다면 그건 그의 경험이다. 따라서 돈오점수가 옳으니 돈오돈수가 옳으니 하고 따지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형식으로 깨달음이 온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체험만이 옳다고 떠드는, 철학자 베이컨이 말한 동굴의 우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치일 뿐이다.

깨달음의 서 2022.01.20

본질은 창조로 이루어진다

본질은 창조로 이루어진다 / 신타 0은 전체이자 완전인 반면 1은 불완전한 부분인 이유 0이란 절대적인 관념이며 1이란 실존이기 때문이다 불교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곧 1과 0이며 실존과 관념이다 화살이 새를 잡을 수 있음도 '무한소'라는 관념이 상상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무한소에 접근하는 순간 1은 0으로 바뀌게 되며 무한소가 0이 되는 순간 화살은 새의 깃에 닿는다 상상에 지나지 않는 무한소가 0이 되어 공간에서 사라질 때 화살은 새를 관통하는 것이다 제논의 역설과 같은 의문 하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도 닭은 달걀을 낳을 수 있지만 달걀은 닭이 될 수 없음이다 스스로 부화할 수 없는데 어찌 닭이 될 수 있겠는가 창조란 달걀에서 닭이 되는 게 아니라 완성된 닭이 먼저 창조되는..

詩-깨달음 2022.01.20

사랑의 거울

사랑의 거울 / 신타 거울이 산산조각 났을지라도 새 유리판 다시금 거울이 되는 것처럼 몸이 죽어 고깃덩이 될지라도 새 세상에서 나는 다시 태어날 뿐이다 오늘도 수많은 유리 깨진다 해도 거울이 사라질 순 없는 것처럼 몸으로 수 없이 죽는다 해도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나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모든 것 담아내는 거울 되어 받은 대로 비추는 사랑 되어 해바라기 되어 달맞이꽃 되어 밤새도록 반짝이는 별처럼 사랑의 거울처럼 빛나리라

詩-깨달음 202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