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0 3

나는 삶의 자랑이라

나는 삶의 자랑이라 / 신타 나의 있음조차 삶의 능력 덕분이며 내 능력 하나도 빠짐없이 삶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명예도 창피도 기꺼이 내려놓자 모든 걸 받아들이며 삶의 선물임을 깨닫자 내가 판단하지 말자 삶 앞에서 바보가 되자 삶을 향한 해바라기가 되자 나를 내세우는 바보가 되지 말자 앎이 내 안에 없으며 삶의 선물에 들어있을 뿐 기억이 내 안에 없으며 삶의 선물에 들어있을 뿐이다 삶의 선물이 곧 나이며 나는 또한 삶의 자랑이라 내 안에 삶이 들어와 있으며 내가 삶의 품에 안겨있음이라

詩-깨달음 2022.02.20

내 안의 거미줄

내 안의 거미줄 / 신타 내가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명상을 하거나 또는 걷다가도 내가 없음이 느껴질 수 있다 남 탓하지 말라는 건 무슨 뜻일까 타인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탓하라는 말일까 내가 없음이 느껴진다는 건 내가 어디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판단 기준이 없을 때 생기는 환상이다 나와 남 누구도 탓하지 않으려면 내면의 기준을 녹여 없애야 한다 내 안의 거미줄을 걷어내야 한다 모든 일이 나를 위해 일어나므로 남을 탓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자신을 탓할 일도 아니다 오히려 범사에 감사할 일이다 내 앞에 닥치는 모든 일에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詩-깨달음 2022.02.20

낮달

낮달 / 신타 아쉽고 따뜻한 배웅 받으며 나선 기차역 가는 길에 있는 공원 아침 해는 동녘 하늘 붉은데 정월 대보름 며칠 지나지 않아서인지 보기 드물게 커다란 낮달이 하얗다 낮달은 그녀 마음이며 아침 해는 내 마음인 듯 뜨거운 아쉬움은 눈가에서 촉촉해지고 체한 것처럼 가슴 먹먹하다 내려놓는다는 건 마음이 아니라 기억이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건 기분이거나 느낌이 아니라 이에 대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마음이란 순간이며 우리는 기억에 계속 붙잡혀 있을 뿐이다 내려놓지 못하는 기억에 사로잡혀 있음이다 낮달을 본 기억 체한 것 같은 먹먹함 기차를 스치는 바람처럼 모두 내려놓으리라 다시 불어오리니 [ 공주사대부고 19회 졸업생, 2022년 문집 '가본 길' 상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