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단상(斷想) 겨울 단상(斷想) 김석기 헐벗고 가벼운 것들이 찬바람에 흩날리는 때에도 폐지를 모으는 나이든 아저씨의 삶의 의지는 폐지 묶은 끈처럼 팽팽하다 아스팔트길 먼지가 부옇게 앉아 있어도 도로가 화단에 핀 동백꽃의 생명은 꽃만큼이나 붉은 빛이다 찬바람 먼지 속에서도 우리는 모두 생.. 발표작 (詩, 수필) 2006.12.12
사랑의 느낌 사랑의 느낌 김석기 짙은 안개 속에 무엇이 깔려 있는가 젖은 마음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가 슬픔 속에 삶은 무슨 뜻일까 슬픔 속에 삶이 무슨 빛일까 젖어드는 안개비 그리움 말없이 떠나가버린 사람 너와의 만남 진정 행운이었으며 그리움마저 달빛에 눈물짓는 꽃 너와의 느낌 진정 사.. 발표작 (詩, 수필) 2006.10.12
손에 가슴에 손에 가슴에 그대와의 만남은 스치는 바람이 아닌 흐르는 강물입니다. 그대와의 인연은 흐르는 강물이 아닌 빛나는 하늘입니다. 인연의 강을 따라 바람처럼 만난 그대와 나는, 길을 걸으며 잡은 두 손에 아침 햇살을 붉게 수놓습니다. 손에.. 가슴에.. 자란 김석기 2003 * 2006년 7월호 월간 <문학바탕>.. 발표작 (詩, 수필) 2006.10.12
4월로 가는 버스 4월로 가는 버스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제 나름의 생각을 하며 멈추지 않을 시간의 버스를 타고 벚꽃 분분히 내리는 4월로 간다 혹은 집으로 혹은 일터로 가는 사람들 모두가 4월을 향해 가고 있다 스스로 원함과 원하지 않음에 관계없이 언젠가 꽃잎처럼 떨어져 내릴지라도 모두가 4월로 .. 발표작 (詩, 수필) 2006.04.12
고향집 풍경 고향집 풍경 숨어드는 노을빛에 땅거미 내릴 때면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속에 고향집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저녁상 차려놓고 집집마다 공 차며 노는 아이 부르는 엄마들의 목소리 아련하게 들려옵니다. 그만한 또래 아이의 설익은 엄마가 된 마흔 살 소녀는 숨어드는 노을빛에 땅거미 내.. 발표작 (詩, 수필) 2005.11.09
생명 생명 먹고 마시는 것 중에 생명 아닌 것이 없습니다. 물조차도 그 자체로서는 생명이 아닐지라도 물속에는 보이지 않을 뿐 많은 생명이 살고 있습니다. 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다른 생명을 먹고 마심은 생명을 먹고 마시는 참으로 성스러운 일입니다. 내가 다른 생명을 먹고 마시는 것.. 발표작 (詩, 수필) 2005.10.05
구절초 구절초 흔하디흔한 것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국화와 비슷하게 생긴 홑겹의 하얀 꽃잎은 어린 시절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모습이었지만 이름은 어디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심심한 아이는 줄기를 꺾어 하얀 꽃잎은 떼어내고 가운데 솟아오른 동그란 노란.. 발표작 (詩, 수필) 2005.08.08
휘청거리는 아침 휘청거리는 아침 스물아홉이던 유월의 첫날이었다 막차를 놓친 나는 걷기 시작했다 네온사인이 빛나는 곳으로 새벽까지 깨어 있는 곳으로 그곳에는 여자들이 슬피 웃고 있었다 남자들이 기분 좋게 울고 있었다 술에 취해 사랑을 토하고 있었다 새벽이 오자, 구토의 흔적은 어둠과 함께 사라지고 또다.. 발표작 (詩, 수필) 2005.06.24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꾸나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꾸나 김석기 어쩌다 이 세상에 태어나 너와 나 서로 다투고 있구나. 네가 살아야 하고 내가 살아야 하기에 이리도 몸부림을 치는구나. 그렇다 하더라도 너와 나 같은 편 되어 함께 살아갈 수도 있을 터, 마음을 하나로 모으자꾸나. 너와 나끼리 이웃한 우리끼리 모여.. 발표작 (詩, 수필) 2005.06.16
윤리와 불륜 윤리와 불륜 윤리가 상큼한 사과 같은 사랑이라면 불륜은 농익은 홍시 같은 사랑이리라. 윤리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수단에 불과할 뿐 결코 목적이 될 수는 없으며 진리 내지 정의라는 생각은 더더욱 가당치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윤리는 창칼이 되어 겨누고 불륜은 방.. 발표작 (詩, 수필) 200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