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심판 출석통지서를 태우며
이혼 심판 출석통지서를 태우며 신타 법원 출석을 나흘 앞둔 날 그녀가 결국 눈을 감았고 화장시켰다는 문자가 왔다 하루가 더 지난 오늘 지갑 속에 고이 간직해오던 법원 출석통지서를 불에 태웠다 간암 환자인 그녀에게 간 이식을 해주기 위해, 수술 날짜를 앞당기기 위해, 수년간 애인이자 친구였으나 법적으로 남남인 그녀와 나는 맘에 없는 혼인 신고를 했다 삼 개월간의 번민을 거친 하나뿐인 그녀 아들이 나타났을 때 우린 다시 이혼 신청을 했다 무늬만 남편인 나보다 혈연인 아들이 수술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기에 그러나 수술 날짜만 잡고는 그녀는 다른 길을 택했나 보다 아들의 건강도 염려되고 자신도 위험한 수술보다는 조금은 망설였겠지만 죽음이라는 빛의 길을 택했나 보다 우리는 누구나 다 그곳에 대한 기억을 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