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신타 햇살 가득한 가을날이면 식은 몸은 길을 나선다 밤새 젖은 날개를 아침 햇살에 말리는 한 마리 나비처럼 밖으로 나가 따가운 햇볕을 느낀다 차가워진 마음도 몸과 함께 용광로 쇳물처럼 한 줄기 되어 흐른다 우리 삶이 꿈을 꾸는 것이라든지 장자의 호접몽 얘기든지 간에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일 뿐이다 스스로 자신을 좋은 부분과 싫은 부분 선하거나 악하거나 옳거나 그르다며 오른팔로 왼팔을 자르고 있을 뿐이다 안팎이 없고 오직 하나인데 둘로 나누고 셋으로 가르고 있음이다 내가 있지만 없는 세상과 내가 없으면서도 있는 세상! 전자는 꿈을 깬 장자가 사는 세상이고 후자는 꿈속에서 나비가 된 또 다른 장자가 사는 세상이다 천 개의 장소에서 천 가지 모습으로 천의 장자가 살고 있다 해도 장자인 나는 언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