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팔월

신타나몽해 2023. 8. 31. 18:55

팔월 / 김신타


마지막 날에도
냇물이 쏟아진다
어제도 비가 내렸지

물은 다시 불어나
징검다리 지금도 잠긴 채
매미 소리 여전히 귓가에 쨍하다

누구나 왕자로 태어났지만
기쁘게도 우리는
거지가 되어 살아볼 수 있음이다

거지에서 왕자까지
종소리는 넓게 울려 퍼지고
팔월 마지막 날, 이윽고 다가온 길

쓸쓸한 허공에 걸쳐둔 시선
나는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다
여름 한때 물결 되어 흘러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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