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한때 / 김신타
며칠 전만 해도 조용하던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던 숲길
어느새 벚나무가 눈을 뜨고
단풍나무가 입을 열었다
소리에서 풍경으로 바뀌고
숲길과 뚝방길이 이어지며
시작과 피어남과 끝맺음이
함께하는 우리네 인생살이
바람이 조금은 찬
대숲 스치는 소리 하나
봄볕 따라 난 테크로드 아래
냇물 함께 흐르는 뚝방길 걷는다
숲속의 고요도
냇가의 한가함도
겨울의 침묵도
봄날의 아우성도
반짝이는 노란 개나리처럼
모두가 반가운 이름들
살구꽃도 매화도 다 함께
활짝 웃는 봄날의 한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