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그리고 또

담배 한 개비의 위안

무아 신타 (無我 神陀) 2005. 9. 24. 01:05

 

       담배 한 개비의 위안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겨운 것일까
하는 물음을 스스로 던지게 될 때
허공에 날리는 한 모금의 담배연기는
편안한 친구이기도 하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처럼
누군가가 내뱉은 한 마디에 멍드는 가슴은
힘껏 빨아들이는 담배 한 개비가
커다란 위안이기도 하다

 

구월 하순의 밤바람이 스치는,
길 옆 임자 모를 평상에 앉아 있는
낙엽처럼 이 세상에 태어난 한 사람

 

그의 티셔츠 호주머니에
이제 막 새로 산 한 갑의 담배는
든든한 나무가 되고 있다

 

 

 자란 김석기

'詩-그리고 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가  (0) 2005.11.04
가을 수채화  (0) 2005.10.14
동심  (0) 2005.09.19
한 잔의 추억  (0) 2005.09.19
술 취한 날  (0) 200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