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87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 신타 그런데 불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평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한쪽만이 아닌 둘 다가 지금껏 나를 살려왔을까요 그래요 불안만을 믿지도 않고 평안만을 바라지도 않는 이제부터라도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할 거예요 생활 때문에 일을 하고 건강 때문에 운동을 하는 불안은 불안해서 좋고 평안은 평안해서 좋은 그런 사람이 될래요 불안에 대한 믿음과 평안에 대한 소망이 아닌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하는 삶이 될래요 나 이제부터라도

詩-깨달음 2022.01.24

않아도

않아도 / 신타 혼자서 애쓰지 않아도 모두가 애써 주는데 모두가 나를 생각하는데 내가 염려하지 않아도 세상은 걱정이 없는데 왜 나는 불안해하는 걸까 지금 불안해하지 않아도 여지껏 살아왔음이 내가 쉴 수 있는 안식이죠 스스로 염려하지 않아도 지금 여기 존재함이 내게 믿음과 사랑인 거죠 내가 날 위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지는 대로 느낌대로 살아갈 뿐이죠

詩-깨달음 2022.01.23

본질은 창조로 이루어진다

본질은 창조로 이루어진다 / 신타 0은 전체이자 완전인 반면 1은 불완전한 부분인 이유 0이란 절대적인 관념이며 1이란 실존이기 때문이다 불교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곧 1과 0이며 실존과 관념이다 화살이 새를 잡을 수 있음도 '무한소'라는 관념이 상상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무한소에 접근하는 순간 1은 0으로 바뀌게 되며 무한소가 0이 되는 순간 화살은 새의 깃에 닿는다 상상에 지나지 않는 무한소가 0이 되어 공간에서 사라질 때 화살은 새를 관통하는 것이다 제논의 역설과 같은 의문 하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도 닭은 달걀을 낳을 수 있지만 달걀은 닭이 될 수 없음이다 스스로 부화할 수 없는데 어찌 닭이 될 수 있겠는가 창조란 달걀에서 닭이 되는 게 아니라 완성된 닭이 먼저 창조되는..

詩-깨달음 2022.01.20

사랑의 거울

사랑의 거울 / 신타 거울이 산산조각 났을지라도 새 유리판 다시금 거울이 되는 것처럼 몸이 죽어 고깃덩이 될지라도 새 세상에서 나는 다시 태어날 뿐이다 오늘도 수많은 유리 깨진다 해도 거울이 사라질 순 없는 것처럼 몸으로 수 없이 죽는다 해도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나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모든 것 담아내는 거울 되어 받은 대로 비추는 사랑 되어 해바라기 되어 달맞이꽃 되어 밤새도록 반짝이는 별처럼 사랑의 거울처럼 빛나리라

詩-깨달음 2022.01.20

이름일 뿐

이름일 뿐 / 신타 거울이란 무엇일까 됫면에 은분 칠한 흔한 유리일 뿐 유리엔 담기지 않아도 뒷면이 막힌 유리는 모든 걸 담아낸다 그냥 유리가 아닌 타인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란 성질일 뿐 성질을 달리 부르는 유리와 다르지 않은 거울이란 작용일 뿐 고로 거울이란 없다 거울이란 없는 것이다 유리의 다른 이름일 뿐 나 또한 없다 나란 없는 것이다 거울과 같은 이름일 뿐 그러므로 나란 있으면서도 없으며 없으면서도 없을 수 없는

詩-깨달음 2022.01.19

신에 의해 창조된 신

신에 의해 창조된 신 / 신타 창조주의 피조물이면서 동시에 창조자이기도 한 손수 신에 의해 창조된 신 말하자면 신의 작품이자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신과 같은 능력의 피조물 신이란 아무것도 없음인 아무것도 없는 무 無일 뿐이며 우리 또한 아무것도 없음인 신이기에 보이지 않는 무형과 지구상에 있는 유형을 지금도 창조하고 있음이다 창조주가 우리를 사랑하듯 우리 스스로 창조한 창조물과 창조된 신들에 대한 사랑 속에서

詩-깨달음 2022.01.19

나는 거울

나는 거울 / 신타 유리에 은판을 덧대어 거울을 만든다고 한다 유리엔 형상이 담기지 않지만 거울은 모든 형상을 담아낸다 뒷면이 막힌 유리가 거울의 형상이라면 형상에 성질이 배어있을 뿐 유리는 있어도 거울은 없다 모든 걸 담아 비추는 게 거울의 성질이자 작용이며 없지만 있을 수밖에 없는 작용이 곧 거울의 성질이다 살과 뼈에 생기를 불어넣어 사람의 몸을 만든다고 한다 몸엔 기억이 담기지 않지만 나는 모든 기억을 담고 있다 생기 넘치는 몸뚱이가 나를 둘러싼 형상이라면 형상에 본질이 배어있을 뿐 나는 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떠오르는 기억 담아내는 게 나의 본질이자 작용이지만 없음이자 동시에 있음인 작용이 곧 나의 본질이다 거울이라고 이름하는 것일 뿐 유리는 있어도 거울은 없으며 몸은 있어도 나는 있지 않은 본질..

詩-깨달음 2022.01.18

색성향미촉법 色聲香味觸法

[옆구리가 붙은 샴 쌍둥이] 색성향미촉법 色聲香味觸法 / 신타 가만히 들어보면 숨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돌아보면 숨을 쉬는 것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 반응을 하곤 한다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코에 나는 냄새에 따라 입안에서의 맛에 따라 몸에 닿는 촉감에 따라 의식되는 기억에 따라 그리고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따라 들리는 소리와 말의 의미에 따라 우리는 반응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말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헛소리를 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귓가에 총알이 스치고 가까이에서 비명소리가 들려도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단 말인가 말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무엇 하러 두꺼운 사전 뒤적이며 말을 배우고 글을 깨우친단 말인가 모자라는 깨우침이며 어리석은 가르침일 뿐이다 말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야 하는 ..

詩-깨달음 2022.01.15

메기

메기 / 신타 미꾸라지 양식장에는 아귀 같은 메기가 있어야 진흙 속에 힘껏 처박혀 숨고 마릿수가 줄 것 같지만 오히려 쫓기면서 몸피가 미끈해진단다 내 삶의 메기는 무엇일까 고해와 같은 삶이 아닐까 속절없는 세월이 아닐까 삶과 죽음에 대한 불안은 현실 도피를 꿈꾸게 했다 메기가 잠시 사라지는 때 권태가 그 자리를 메우는 쫓겨 다니는 삶이 아니면 지겨운 삶일 때도 있었다 가끔은 우울도 스며드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때 모든 걸 포기할 때 있었다 그래도 절망만은 결단코 포기할 수 없었던 절벽에서 마지막 한 손은 놓지 못했다 메기처럼 다가오는 불안 이제는 거부하지 않으며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절망조차 포기하는 용기 남은 한 손마저 놓아버렸다 절망 대신 희망이 아니라 희망도 절망도 붙잡지 않는 상상 속의 절벽을 ..

詩-깨달음 2022.01.14

우주라고 불리는 입체

우주라고 불리는 입체 / 신타 빅뱅이란 바늘 끝 작은 점에서 일순간 우주로 변하는 대폭발 고로 우주의 시작은 점이 아니라 우주라고 불리는 입체인 것이다 잘라낼 수 없는 점과 선과 면이란 영(0)과 같은 개념일 뿐 점에서 면까지 모든 건 입체다 '점은 부분이 없는 것이다' 그리스 시대의 수학자 유클리드 기하학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이란다 0(zero)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대 그는 최상의 표현을 한 것이다 이 말은 곧 점은 입체이자 점은 영임을 뜻한다 별을 바라보면서도 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점이란 부분이 없는 것이며 실재하는 모든 건 입체일 뿐이다 선에서 면과 입체까지 모든 게 점에서 시작되나 점과 선 그리고 면이란 실체가 아닌 이데아 크기가 작으면 점이며 거대하면 우주라고 하지만 점은 입체 안에서 0과 같..

詩-깨달음 202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