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87

판단과 결정은 내일도 늦지 않다

판단과 결정은 내일도 늦지 않다 / 신타 있음의 있음이란 계속되는 환상일 뿐 없음의 있음만이 영원한 살아있음이다 우리는 없으면서도 있고 있음인 동시에 없음이나니 아무것도 미리 판단하지 말며 예단에 따라 미리 결정하지도 말자 판단과 결정은 내일도 늦지 않고 자신을 믿을 수 있다면 불안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죽음이란 없으며 삶이 영원하다는 자각 영원한 삶에서 우리가 곧 없어서는 안 될 현재라는 믿음 머리에서의 받아들임이 가슴으로 내려오기 시작할 때 우리는 이를 깨달음이라고 부르며 여기에 믿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있다는 믿음에서 텅 빈 빛이라는 깨어남을 거쳐 다시 없음의 있음이라는 가슴으로의 깨달음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는 외침과 0도와 360도는 같지만 같지 않다는 담론 '없음의 있음..

詩-깨달음 2022.03.14

부활

부활 / 신타 시작은 날카롭고 뾰쪽한데 비를 맞고 바람에 흔들린 뒤 피어난 꽃은 동그랗고 무디다 사람들은 말한다 초심을 잃었다고 그러나 초심은 찌르는 창칼일 뿐 벌 나비 어울리는 꽃향기 아니다 봉오리에서 머물 게 아니라 꽃향기로 모두와 함께한 자리 열매에게 사랑을 내주어야 한다 꽃진 자리에서 거름이 되며 나무를 키우는 뿌리가 되어 열매를 욕심내지 말 일이다 봉우리에서 꽃이 되고 꽃이 진 다음 열매 맺으며 열매에서 씨앗이 될 일이다 어둠의 땅에 묻히면 초심처럼 새싹이 돋고 꽃향기 다시 부활하리니

詩-깨달음 2022.03.13

천변길

천변길 / 신타 옅은 시냇물 잔물결로 흐르다가 스치고 지나가는 모래톱 위 할미새 닮은 물새들 한가롭고 냇가를 지나는 사람들 또한 주말을 맞은 물새처럼 가볍다 바람은 불어오고 미처 봄옷으로 갈아입지 못한 갈대 삼월 초순은 여전히 빛바랜 옷인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 과거와 미래 사이 틈이 아닌 현재란 늘 펼쳐진 시간이라는 자각 천변 따라 이어진 길 현재가 바로 천변길임을 물새와 냇물조차 알고 있는데 시멘트길 위 현재를 딛고 걸어가는 사람들만 무엇인지 모르는 채 열심이다

詩-깨달음 2022.03.12

모든 순간이 현재다

모든 순간이 현재다 / 신타 현재란 찰나가 아니라 일상처럼 늘 함께하는 영원한 생명의 대지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눈 깜짝할 순간이 아니라 발을 딛고 있는 바닥이다 바닥을 디뎌야 설 수 있듯이 우리는 늘 현재를 딛고 서 있다 모든 순간이 바로 현재인 것이다 과거와 미래가 따로 있지 않은 현재의 기억이 과거일 뿐이고 현재의 상상이 미래일 뿐이다 오직 지금 여기에서 기억하고 상상하는 것일 뿐 우린 누구도 현재를 벗어날 수 없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태양 또한 빛난다 우주는 언제나 현재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2.03.12

윤슬

윤슬 / 신타 어린 왕자처럼 내가 어느 별에서 왔을까가 궁금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디로 가게 될까 답답하던 불안에 쫓기던 시간이 있었다 높은 산에 올라 낮게 쏟아진 별들 내려다볼 게 아니라 낮은 강을 함께 흐르는 반짝이는 별 윤슬이 되자 태양이 주위를 도는 것처럼 보이고 지구가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서 오지도 가지도 않을 뿐 그림자 없는 빛일 뿐 윤슬처럼 출렁이는 세상이라는 강물에서 그림자 드리우지 않는 사랑의 빛이 되어 흐르자 사랑의 빛으로 하나가 되자

詩-깨달음 2022.03.12

점 선 면 그리고 차원

점 선 면 그리고 차원 / 신타 중심점을 만들지 말라 기준선을 정하지 말라 단면에 집착하지 말라 시공간에 갇히지 말라 우리는 자신이 지금 있는 곳을 우주의 중심으로 착각하나 모든 곳이 중심일 뿐 중심이란 없다 우리는 저마다의 의식 안에 옳고 그름의 기준선과 좋고 나쁨의 기준을 세우지만 모든 건 나를 위해 일어날 뿐이다 우리는 자신의 위치에서 보이는 면만을 또는 지금 보고 있는 면만을 진리로 받아들이려 하지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게 환영이며 지구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게 환상 아니겠는가? 우주 안에 신과 인간을 비롯한 삼라만상이 들어 있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내면에 신과 인간과 우주가 같은 차원에서 서로 다른 모습일 뿐이다 시간과 공간이란 시각과 청각이..

詩-깨달음 2022.03.11

어디에도 머물지 말자

어디에도 머물지 말자 / 신타 모든 게 나를 위해 일어나는 일이니 기쁜 일 있을지라도 기쁜 일에 화나는 일 있을지라도 화나는 일에 머물지도 말고 붙잡히지도 말자 참는 게 아니라 느낌대로 행하는 것이다 기뻐하고 씻어내자 화를 내고 씻어버리자 젊은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산전수전 겪어본 사람에게 공중전에 내전 內戰까지 겪어본 익어가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물 들어올 때 배를 띄우고 가고자 하는 곳 닿았을 때 마음 안에 떠 있는 배조차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나자 우리는 구름도 바람도 아닌 생각이거나 의식도 아닌 아무것도 없음일 뿐 다만 존재함일 뿐 그림자조차 있을 수 없는 몸이 있는 지금 여기로 능력과 기적이 흘러드는 아무것도 없는 빛일 뿐이니

詩-깨달음 2022.03.11

내면이라는 단어

내면이라는 단어 / 신타 나는 외부에 있지 않은 내면에 있는 없음이며 내 안에 있는 내면이 곧 나 자신이기도 하다 과거는 기억 속에서 물방울처럼 떠오르며 나는 지금 여기에서 늘 열려있는 미래를 향한다 삶에 대한 믿음과 감사함의 심연 속에서 내가 소망하는 모습으로 끊임없이 밀고 나갈 뿐이다 내 안에 있는 나는 시공이 없는 내면에서 소망하는 현실을 상상하고 상상을 창조해내는 조각가다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고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있는 내면이란 점이나 선 또는 면과 같은 단어일 뿐으로 점 선 면은 그려보일 수 있지만 내 안의 나는 그릴 수조차 없는 내면이란 의식 속의 단어이자 나 또한 내 안의 단어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2.03.08

내면이라는 무인도

내면이라는 무인도 / 신타 과거란 없다 기억 속에 있을 뿐이며 기억은 언제나 현재이기 때문이다 미래란 없다 상상 속에 있을 뿐이며 상상은 언제나 현재이기 때문이다 바다에 떠 있거나 섬에 갇혀 있어도 우린 늘 지금 여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 우린 누구나 현재라는 무인도에 표류하는 방랑자일 뿐이다 눈앞에 보이는 장난감과 빗소리와 몸에 닿는 빗줄기에 춤을 추다가 싫증을 내기도 하며 누구도 알 수 없는 내면이라는 무인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가 간다 '나마스테'라고 인사를 하기도 하는 서로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은 내면이라는 무인도에서

詩-깨달음 2022.03.08

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신타 나를 비우는 게 아니라 깊이 뿌리 내린 두려움 그것을 없애는 것일 뿐 내가 나를 비운다는 말은 눈이 눈을 본다는 것처럼 말에 지나지 않는 허깨비 보이는 모든 게 나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나이며 나란 사라질 수 없는 존재인 밝음 속에 한 꺼풀 밝음마저 더 벗겨지고 사라진 그 자리 오롯하게 서 있는 거기 나는 저마다 내면에 자리하는 두려움 우리가 정녕 바라는 깨달음이란 하나씩 벗겨내는 과정일 뿐이다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 환해지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는 영감의 빗물 담아내는 과정이다

詩-깨달음 202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