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72

당신과 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과 나는 사람이 아니다 / 신타 남자라는 단어가 있기에 여자라는 단어가 있고 우리가 아는 건 남자와 여자라는 단어일 뿐으로 남자가 있어 자신이 여자라는 걸 아는 게 아니다 우리는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며 이름할 수 없는 빛으로 다만 존재할 뿐 마찬가지로 당신과 나는 사람이 아니다 고로 우리의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이 아니라고? 그러면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이 아니라면 도대체? 호랑이나 사자라는 이름처럼 사람이라는 건 동물의 이름일 뿐 사람이라는 이름이 우리인 건 아니며 사랑이라는 무형의 빛이자 없음이라는 있음이기도 한 있을 수밖에 없는 없음이다 우리 스스로 자신의 형체를 사람의 꼴로 선택했을지라도 형체가 곧 생명일 수는 없는 일 원숭이가 아닌 사람의..

詩-깨달음 2022.02.03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 內面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 內面 / 신타 큰 것 앞에서 작아지지 말자 작은 것 앞에서 커지는 것과 다른 점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주 앞에선 먼지보다 작은 먼지에 비하면 우주처럼 큰 크기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는 무 無이기에 아무것도 아닌 모든 것이며 비교할 수 없는 크기를 가진 유형·무형의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을 창조하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 될 창조자이다 내면이란 내 몸 안에 있거나 시공간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무형도 아닌 시공간도 없는 무 無 즉 아무것도 없음이다 나는 외형이 아닌 내면이며 고로 외형의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라는 외형이 아니라 시공도 없이 존재하는 얼굴 누구라도 상상을 할 수 없는 없지만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내 안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스스로 존재하는 내면이다

詩-깨달음 2022.01.28

꽃길

꽃길 / 신타 꽃길만 걸으세요 라는 이모티콘이 왔다 우리 삶이 곧 꽃길이다 단 꽃길로 느껴질 때가 있고 가시밭길로 느껴질 때가 있을 뿐 가시밭길이 꽃길이 되게끔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꽃길로 느낄 수 있게끔 내면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저마다 삶을 살아가면서 희망에 찬 추구 끝에 어쩌다가 포기를 하고 절망을 느낄 때 절망마저 포기하는 용기다 내면을 바꾸는 일이란 가시밭길에서 도망치거나 꽃길만을 찾으려 애쓰지 않으며 내 앞에 있는 모든 길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힘 밝은 빛 되어 다가오리라 절망조차 내려놓을 때

詩-깨달음 2022.01.27

아상 我相이 환상이다

아상 我相이 환상이다 / 신타 머물러 있었다 한여름 땡볕에도 한겨울 눈보라에도 언제나 서 있는 자리 천년 주목은 몸과 함께 멈추어 있었다 그늘진 자리 따라 찬바람 피할 곳 찾아 언제나 움직이기는 해도 백 년을 사는 사람의 마음은 서 있는 주목은 천년을 머물지라도 아상이 씻긴 모습인데 온산을 돌아다니는 나는 마음에만 멈추어 있는 바람 마음에서 벗어나 보자 오래된 아상이 환상이다 환상에서 멈추어 서지 말자 영원한 삶은 보이는 몸이 아닌 바람과 함께하는 보이지 않는 나 내가 없으면 세상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 나란 내 몸뚱이가 아님을 나란 없을 수 없는 존재임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까닭일 뿐 몸으로부터 벗어나 보자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보자 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우주에 시공도 없는 텅 빈 침묵 거기에 영원한 ..

詩-깨달음 2022.01.26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 / 신타 그런데 불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평안이 나를 살렸을까요 한쪽만이 아닌 둘 다가 지금껏 나를 살려왔을까요 그래요 불안만을 믿지도 않고 평안만을 바라지도 않는 이제부터라도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할 거예요 생활 때문에 일을 하고 건강 때문에 운동을 하는 불안은 불안해서 좋고 평안은 평안해서 좋은 그런 사람이 될래요 불안에 대한 믿음과 평안에 대한 소망이 아닌 불안과 평안 모두를 사랑하는 삶이 될래요 나 이제부터라도

詩-깨달음 2022.01.24

않아도

않아도 / 신타 혼자서 애쓰지 않아도 모두가 애써 주는데 모두가 나를 생각하는데 내가 염려하지 않아도 세상은 걱정이 없는데 왜 나는 불안해하는 걸까 지금 불안해하지 않아도 여지껏 살아왔음이 내가 쉴 수 있는 안식이죠 스스로 염려하지 않아도 지금 여기 존재함이 내게 믿음과 사랑인 거죠 내가 날 위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지는 대로 느낌대로 살아갈 뿐이죠

詩-깨달음 2022.01.23

본질은 창조로 이루어진다

본질은 창조로 이루어진다 / 신타 0은 전체이자 완전인 반면 1은 불완전한 부분인 이유 0이란 절대적인 관념이며 1이란 실존이기 때문이다 불교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곧 1과 0이며 실존과 관념이다 화살이 새를 잡을 수 있음도 '무한소'라는 관념이 상상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무한소에 접근하는 순간 1은 0으로 바뀌게 되며 무한소가 0이 되는 순간 화살은 새의 깃에 닿는다 상상에 지나지 않는 무한소가 0이 되어 공간에서 사라질 때 화살은 새를 관통하는 것이다 제논의 역설과 같은 의문 하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도 닭은 달걀을 낳을 수 있지만 달걀은 닭이 될 수 없음이다 스스로 부화할 수 없는데 어찌 닭이 될 수 있겠는가 창조란 달걀에서 닭이 되는 게 아니라 완성된 닭이 먼저 창조되는..

詩-깨달음 2022.01.20

사랑의 거울

사랑의 거울 / 신타 거울이 산산조각 났을지라도 새 유리판 다시금 거울이 되는 것처럼 몸이 죽어 고깃덩이 될지라도 새 세상에서 나는 다시 태어날 뿐이다 오늘도 수많은 유리 깨진다 해도 거울이 사라질 순 없는 것처럼 몸으로 수 없이 죽는다 해도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나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모든 것 담아내는 거울 되어 받은 대로 비추는 사랑 되어 해바라기 되어 달맞이꽃 되어 밤새도록 반짝이는 별처럼 사랑의 거울처럼 빛나리라

詩-깨달음 2022.01.20

이름일 뿐

이름일 뿐 / 신타 거울이란 무엇일까 됫면에 은분 칠한 흔한 유리일 뿐 유리엔 담기지 않아도 뒷면이 막힌 유리는 모든 걸 담아낸다 그냥 유리가 아닌 타인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란 성질일 뿐 성질을 달리 부르는 유리와 다르지 않은 거울이란 작용일 뿐 고로 거울이란 없다 거울이란 없는 것이다 유리의 다른 이름일 뿐 나 또한 없다 나란 없는 것이다 거울과 같은 이름일 뿐 그러므로 나란 있으면서도 없으며 없으면서도 없을 수 없는

詩-깨달음 2022.01.19

신에 의해 창조된 신

신에 의해 창조된 신 / 신타 창조주의 피조물이면서 동시에 창조자이기도 한 손수 신에 의해 창조된 신 말하자면 신의 작품이자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신과 같은 능력의 피조물 신이란 아무것도 없음인 아무것도 없는 무 無일 뿐이며 우리 또한 아무것도 없음인 신이기에 보이지 않는 무형과 지구상에 있는 유형을 지금도 창조하고 있음이다 창조주가 우리를 사랑하듯 우리 스스로 창조한 창조물과 창조된 신들에 대한 사랑 속에서

詩-깨달음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