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72

날마다 가을

날마다 가을 김석기 청춘의 꽃이 지고 현실의 태양이 내리쬐어도 내 안의 계절은 날마다 가을이다 들국화 피는 그곳처럼 내가 심어 가꾼 결실이 언제나 선물처럼 열리는 내 안의 일상은 날마다 가을이다 감이 익어가는 것처럼 지금이라는 순간을 몸이라는 황금 마차를 타고 가는 무형無形의 삶은 날마다 아침이다 해가 뜨는 것처럼 내가 뿌린 대로 거두는 행운도 불운도 아닌 내 안의 시간은 날마다 가을이다 물이 흐르는 것처럼

詩-깨달음 2014.01.15

웃자, 웃어야지

웃자, 웃어야지 김석기 욕실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홀로 거울과 마주하며 웃는다 다름 아닌 내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혼자 웃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울에 비치는 나와 내가 하나 되어 웃는다 거울 앞에 설 때마다 나는 언제나 웃는 모습이다 나만 보면 웃는다 잠자리에서 깨어나 홀로 웃음 짓는 내가 좋다 나를 보고 웃을 때 또 다른 나 너를 보고도 웃지 않겠는가 내가 너를 보고 웃는다 내 마음이 그리고 네 마음이 출렁거릴지라도 웃자, 웃어야지 웃지 않고 무얼 하리 무시당하면 안 된다는 젊은 생각에 날카롭게 번쩍이는 레이저 광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깨달음에 웃음으로 바라보는 깊은 눈빛 웃자, 웃어야지 웃지 않고 무얼 하리

詩-깨달음 2012.11.11

씨앗

씨앗 김석기 처음일까? 끝일까? 여는 싹? 맺는 열매?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 되듯 씨앗도 결실도 없다 결실을 씨앗이라 부르며 씨앗을 결실이라 부를 뿐이다 나무의 기쁨과 고통을 느껴 보고자 꽃과 열매에 머무르지 않고 나무가 되고자 하는 씨앗 처음이 마지막이고 끝이 시작이다 꽃 피고 열매 열리는 것은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이며 열림이, 열림인 줄 미처 몰랐을 뿐이다

詩-깨달음 201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