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있어 줘서 고마워요 지금 여기 있어 줘서 고마워요 신타 당신 얼굴인데 당신 모습인데 난 그동안 살아오는 내내 내 판단을 선택했어요 잘생겼네, 못생겼네 당신을 평가하곤 했죠 미안해요 용서하세요 이젠 당신 선택 받아들일게요 내 판단이 아닌 당신 선택을 존중할게요 당신 모습 그대로 사랑합니다 당신이 지금 여기 있어 줘서 고마워요 詩-깨달음 2020.04.02
몸이라는 허상이 사라지니 몸이라는 허상이 사라지니 / 신타 내 안에 있는 몸이라는 허상, 그게 나인 줄로 알았다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굳게굳게 믿어 왔다오. '내 안에 있는 몸'이라는 게 허상인 줄도 얼마 전에야 겨우 알게 된 데다 그것조차도 느낌이 아닌 머릿속 생각으로. 이제는 눈으로 보듯 내 안에 있는 허상이 보이니 아주 홀가분하오. 몸은 몸대로 자유로이 움직이고 나는 나대로 자유롭게 살아있소. 이제 허상이 사라지고 나니 나는 어디에도 있지 않다오. 머물 곳, 잡을 것 하나 없이도 지금 여기 이렇게 자재한다오. 詩-깨달음 2020.03.29
이웃을 내 몸같이 이웃을 내 몸같이 김석기 당신이라는 하나를 믿고 내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음에 정녕 고마운 마음 감출 길 없습니다 당신이 대체 누구이며 내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담대할 수 있단 말입니까 당신이 보인 뜻대로 나는 이웃을 내 몸같이 원수를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당신이 나이듯 내가 당신이듯 그렇게 세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詩-깨달음 2020.03.29
살구꽃과 벚꽃 살구꽃과 벚꽃 김석기 피는 때도 비슷하고 청동빛 이끼 덮인 나무 색깔조차 비슷하지만 꽃 맺힌 모양이 다르다 하나는 새 가지를 따라서 촘촘히 붙어서 피고 하나는 새 가지 묵은 가지 구분 없이 가지 끝에 모여서 핀다 떨어져 언뜻언뜻 보면 서로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날 .. 詩-깨달음 2020.03.27
나는 물입니다 나는 물입니다 김석기 그동안 물이 되지 않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혹시나 물이 될까 봐, 물로 보일까 봐 전전긍긍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얗게 떨어진 살구 꽃잎 위에서 나는 이제, 내가 물임을 선언합니다 나는 물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는 .. 詩-깨달음 2020.03.27
나는 그보다 크기 때문이다 나는 그보다 크기 때문이다 김석기 불룩한 배가 눈에 띌 때마다뱃살을 줄여야지 운동을 해야지다짐에 다짐을 더하던 어느 날더 불룩해진 배를 내려보다가문득 그 배가 사랑스러워졌다내 몸 어느 한 군데 사랑스럽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사랑받을 만해서사랑하는 게 아니라나와 함께 하기에 무조건,무조건 그가 사랑스러워졌다그가 먼저가 아니라 내가 먼저다나는 그와 같지 않으며 그보다 크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詩-깨달음 2020.03.24
삶의 천국으로 오세요 삶의 천국으로 오세요 김석기 삶의 천국으로 오세요 스스로 기꺼이 원하신다면 당신이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가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갈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천국이냐고 당신이 의아해하신다면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가고자 한다면 그게 무슨 아름다운 여.. 詩-깨달음 2020.03.24
주는 사랑 주는 사랑 김석기 신이시여! 고맙습니다. 당신의 사랑이 거름 되어 저는 오늘도 기쁨 속에서 살아갑니다. 당신이 행한 것처럼, 또 다른 나인 우리 모두의 삶에 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제가 주는 사랑이 거름 되어 우리 모두가 저마다.. 詩-깨달음 2020.03.06
범어사에서 범어사에서 김석기 돌과 시멘트로 다듬어진 길 바윗빛 이끼 피어나 있고 500년 넘은 은행나무 잿빛 장삼 걸쳤더라 세월 지나면 유위도 무위가 되고 나무도 사람이 되는 것인가 깨닫지 못한 사람은 깨닫고자 하나 깨달은 사람은 말하길 깨닫지 못했다는 것도 착각이요 깨달았다는 것도 착.. 詩-깨달음 2020.02.20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김석기 내 몸이 곧 신인 것을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신의 한 조각인 것을 모든 게 다 신인 것을 온세상에 내린 눈처럼 모두가 바로 신인 것을 난 까맣게 잊어버렸고 너 또한 잊은 채 살았던 우리 모두 신이었던 기억 다 함께 기억을 되찾자 되찾아 신으로서 살.. 詩-깨달음 2020.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