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영혼 / 신타 눈에 보이는 몸은 사랑스러운 환상의 나 보이지 않는 내가 곧 신이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전체가 되는 보이지 않는 신 보이지 않아도 늘 몸과 함께하는 신의 분신인 내 영혼 몸과 마음의 뜻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영혼의 뜻에 따르리라 조용한 가운데 떠오르는 생각 문득 솟구쳐 오르는 열정 그게 바로 영혼의 뜻 詩-깨달음 2022.07.06
내 것이란 없다 내 것이란 없다 / 신타 눈앞에 보이는 밥상도 내 안에 든 소망과 뜻도 내 것이 아닌 모두의 것 고로 기대하지 말자 애원하지 않아도 된다 소망과 뜻만 굳건히 하자 나 혼자가 아니라 세상이 존재하고 있으며 내 뜻이 아니라 세상의 뜻이다 이루어질지를 염려하지 말자 이루어지는 게 세상의 뜻이며 내 뜻이란 곧 세상의 뜻이므로 詩-깨달음 2022.07.05
고정관념 고정관념 / 신타 깨닫는다는 건 내려놓는다는 건 내 안에 이미 있는 걸 문득 깨달아 내려놓는 것 아무것도 없는 내가 서 있는 여기 무엇도 필요치 않음을 점차 깨달아 알게 되는 것 진정한 출가(出家)란 집을 나서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속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일 여행과 수행조차 관념을 내려놓는 방편 어려서부터 애써 쌓았던 만큼 나이 들어가면서 허물어야 할 성 성벽 위에서 자랑스레 내려다볼 일 아닌 벽돌 하나하나씩 다시 쌓아야 할 고정관념 아무것도 없는 여기에서 모든 게 생겨나는 것임을 아는 깨달음과 믿음 속에서 언제라도 창조의 세상을 열어가는 풍요와 자유 詩-깨달음 2022.07.05
날마다 오늘 날마다 오늘 / 신타 파랗게 갠 하늘처럼 지평선이 보이는 땅처럼 날마다 오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기억 속 오늘을 어제라 하고 상상 속 오늘을 내일이라 할 뿐 몸뚱이가 있던 없던 오늘뿐입니다 현재 속에 미래와 과거 모두가 함께 엉켜있습니다 무엇을 보느냐에 달린 일입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요' 바이블에 나와 있는 구절처럼 무엇을 상상하느냐에 달린 일입니다 미래와 과거를 현재에서 사는 것입니다 떨어져 있지 않으며 지금 바로 여기 詩-깨달음 2022.07.01
수수께끼 수수께끼 / 신타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닭은 혼자서도 알을 낳지만 달걀은 스스로 부화할 수 없다 빛이 먼저일까 어둠이 먼저일까 빛은 어둠을 만들고 없앨 수 있지만 어둠은 빛을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없다 무한과 유한 중에 무엇이 먼저일까 유한은 무한을 담을 수 없으므로 무한이 먼저임은 당연한 논리 없음과 있음 중에 무엇이 먼저일까 있음이란 곧 유한을 나타내며 없음이 곧 무한 아니던가 없음(無)이라는 닭이 있음(有)이라는 달걀을 낳는다 詩-깨달음 2022.06.24
깨고 싶지 않은 꿈 깨고 싶지 않은 꿈 / 신타 잠자리에서 오전 내내 휴대폰 붙들고 있던 어느 날 죽고 싶지 않은 이유가 떠올랐다 남들 앞에서 뽐내고 싶었다 잘난 낯 한 번쯤 내세우고 싶어 지금 죽는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다 어리석게도 어리석게도 나이 들어서도 나이 들어서도 무얼 더 뽐내고 내세우려 하는 걸까 부러운 모습 내가 이미 가진 것임을 빛나는 그가 바로 나 자신임을 여전히 알 듯 모를 듯하다 종교 경전이 진리인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진리라고 믿는 것이듯 잘남도 못남도 밖이 아니라 내 안의 믿음 남에게 내세우지 않아도 누구나 잘났음을 문득 깨닫는다 삶과 죽음조차 깨고 싶지 않은 꿈일 뿐 詩-깨달음 2022.06.18
무아 무아 / 신타 붓다도 임종 시에 자귀의 自歸依를 전했다 무아 無我란 내가 없는 게 아니라 남과 대비되는 내가 없다는 뜻이련만 동갑네 카페 모임에서 마당 넓은 집을 보고 고급 승용차를 보고 친구와 비교하는 내가 있다 깨우치지 못한 게 무얼까 무엇이 덜 채워진 것일까 아직도 무엇이 남은 걸까 여전히 무아를 깨닫지 못함이다 사는 모습이 부끄러운 돌아서서 남과 비교하는 그런 내가 없는 곳에 모든 게 있음을 깨우치지 못한 詩-깨달음 2022.06.15
어둠을 사랑하는 빛 되고자 어둠을 사랑하는 빛 되고자 / 신타 나는 악을 미워하지 않는 선인 동시에 어둠을 멀리하지 않는 빛이 되고자 하며 두려움을 거부하지 않는 사랑이고자 한다 부족함이 있는 풍요로움인 동시에 불완전을 허용하는 완전이고자 하며 완벽하지 않기에 완벽한 존재인 것이다 악이 없다면 무엇으로 선을 얘기할 수 있을까 불완전과 부족함이 없다면 완전과 풍요로움이 어둠이 없다면 빛이 있음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 악을 사랑하는 선인 동시에 어둠을 사랑하는 빛 되고자 하며 두려움을 사랑하는 사랑이고자 한다 詩-깨달음 2022.05.30
치명적 오류 치명적 오류 / 신타 새날이 밝았습니다 과학이 대비하는 전쟁은 그런대로 평화를 낳아줍니다 오전 수업은 과학 시간입니다 태양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지구가 도는 것임을 배웁니다 머리로는 지동설에 세뇌되었지만 눈에 뵈는 게 옳다는 믿음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과학은 시험 점수를 위한 것일 뿐 스스로 돌아가는 초록빛 행성이 우주 허공을 날아가고 있음을 몸뚱이의 오감이 곧 타고난 환상임을 선천적 VR(가상 체험)기기에 의한 허상임을 깨닫지는 못합니다 지구에서 내릴 수 없으며 몸뚱이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태생적 오감이 오히려 구속입니다 아직 오후 수업이 남아 있습니다 시각 視覺, 빛에 의한 치명적 오류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詩-깨달음 2022.05.24
사랑 속에 사랑 속에 / 신타 나를 내려놓자 미움이나 두려움 아닌 사랑 속에 나를 내려놓자 동이 트는 바닷가 아닌 노을 지는 산마루쯤에서는 끌어안은 몸뚱이 그만 내려놓자 힘껏 내려놓은 몸뚱이 황혼이 짙어질 때쯤이면 저 혼자 알아서 갈 것이니 나는 나대로 영원을 가자꾸나 사랑 속에서 허공처럼 막힘없이 바람처럼 걸림 없이 쉼 없이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오늘도 출렁이는 바다를 살자꾸나 詩-깨달음 202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