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94

0과 동그라미

0과 동그라미 / 신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존재하지 않음을 뜻하는 모순 아무것도 없음을 뜻하지만 스스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내 몸이 0과 같은 존재임을 알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의미를 담고 있는 있으면서도 없는 것임을 모르는 오늘도 동그라미 같은 내가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자 한다 아무것도 없는 동그라미 안에 모든 것이 담겨있음을 모르는 채

詩-깨달음 2022.10.25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모든 것인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모든 것인 / 신타 눈에 보이고 몸으로 느껴지는 이것이 내가 아니다 내 안에 있는, 나라고 여겨져 왔던 이것이 내가 아니다 우주에서 먼지보다 작은 나란 관념 속의 상에 지나지 않으며 오감의 세계를 살면서도 감각을 벗어난 텅 빈 절대가 있음을 그동안 감각 안에서만 살아왔음을 문득 깨닫는 깨달음이 있다 입으로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고 외치면서도 오를 때 보지 못한 꽃 내려갈 때 보게 됨을 알지 못하는 정상에 올랐으면 다시 내려가야 함을 돈오에서 점오가 시작됨을 모르는 이가 많다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모든 것인 절대가 있음이다

詩-깨달음 2022.09.10

사과의 윤회 輪廻

사과의 윤회 輪廻 / 신타 식탁 위에 놓인 생명 나무에서 떨어졌지만 살아 있다 내가 내 몸을 보고 느끼며 또 생각하듯이 사과 한 알 그도, 제 몸을 스스로 바라보고 느끼며 또 생각한다 사과가 썩는 것은 내 몸이 썩는 것, 파상풍이거나 암에 걸린 것이다 곧바로 죽는 게 아니므로 시름시름 앓다가 병이 씨앗까지 퍼졌을 때 사과 한 알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생명은 여전히 남아 또 다른 사과의 씨앗 속으로 들어간다 씨앗을 여물게 하고 과육을 살찌우게 하며 또다시 나무에서 떨어진다 식탁 위에 놓여 해체되거나 아니면 땅속에서 몸을 푼다 모천을 찾아 알을 낳는 연어처럼 모토 母土에서 새끼를 낳고는 스스로 어린 것의 거름이 된다 몸이 아닌 생명을 이어받은, 어린싹은 어느덧 나무가 되고 암수가 하나 되..

詩-깨달음 2022.09.06

신의 사랑을 깨닫자

신의 사랑을 깨닫자 / 신타 눈에 보이는 바깥 어디에 심판자가 있고 지옥이 있지 않으며 내가 바로 심판자이자 내 안에 지옥이 있다 심판자가 되어보고 지옥을 겪어보아야 비로소 신의 사랑을 깨닫게 되고 내 안에 천국이 있음 또한 깨닫게 되나니 스스로 자신을 심판하고 지옥과 같은 고통 맛보아야 신의 사랑 깨달을 수 있으며 평안과 기쁨 느끼게도 되나니 지금 여기서 멈추지 말자 내 안의 천국이 바로 저긴데 천국 앞에 있는 지옥에서 멈추지 말자 태양이 뜨기 직전의 어둠일 뿐이나니

詩-깨달음 2022.08.02

고정관념

고정관념 / 신타 깨닫는다는 건 내려놓는다는 건 내 안에 이미 있는 걸 문득 깨달아 내려놓는 것 아무것도 없는 내가 서 있는 여기 무엇도 필요치 않음을 점차 깨달아 알게 되는 것 진정한 출가(出家)란 집을 나서는 여행이 아니라 마음속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일 여행과 수행조차 관념을 내려놓는 방편 어려서부터 애써 쌓았던 만큼 나이 들어가면서 허물어야 할 성 성벽 위에서 자랑스레 내려다볼 일 아닌 벽돌 하나하나씩 다시 쌓아야 할 고정관념 아무것도 없는 여기에서 모든 게 생겨나는 것임을 아는 깨달음과 믿음 속에서 언제라도 창조의 세상을 열어가는 풍요와 자유

詩-깨달음 2022.07.05

날마다 오늘

날마다 오늘 / 신타 파랗게 갠 하늘처럼 지평선이 보이는 땅처럼 날마다 오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기억 속 오늘을 어제라 하고 상상 속 오늘을 내일이라 할 뿐 몸뚱이가 있던 없던 오늘뿐입니다 현재 속에 미래와 과거 모두가 함께 엉켜있습니다 무엇을 보느냐에 달린 일입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요' 바이블에 나와 있는 구절처럼 무엇을 상상하느냐에 달린 일입니다 미래와 과거를 현재에서 사는 것입니다 떨어져 있지 않으며 지금 바로 여기

詩-깨달음 2022.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