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그림자 사랑의 그림자 사랑한다며 간절하게 애원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사랑이라는 말도 역겨워진다 너 없이 못산다고 매달리다가도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어버린다 미칠 듯이 울부짖으며 그리워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눈물 자국마저 남지 않는다 사랑은 사라지는 것 사랑은 부질없는 것이지만 .. 詩-사랑의 느낌 2006.01.17
노동의 아침 노동의 아침 동지가 지나고 며칠, 아침해가 조금이지만 확실히 빨라졌다는 통근버스를 기다리던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겨울 날씨의 세상살이가 한 뼘이나마 짧아지기를 바라는 춥고 어둑한 아침 7시 통근버스 시간이 환하고 따뜻한 얼굴의 봄으로 하루라도 빨리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하루도 결근함이.. 詩-그리고 또 2006.01.17
평안과 기복(祈福) 평안과 기복(祈福) '존재함에 감사합니다.'라며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함에 늘 감사한다. 그런데 이는 무슨 복(福)을 구하고자 함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이 감사하는 것이다. 어찌할 수 없으므로 기꺼이 감사할 뿐이다. 그렇지 않고 존재함에 불평을 하고 불안감을 가져 보아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아무 .. 삶과 믿음의 세계 2006.01.15
동백꽃 삶 동백꽃 삶 여름 내내 가으내 말이 없던 동백꽃이 한겨울에 입을 열었다 입술 크게 벌리고 핏빛 외침을 속삭인다 여명을 밟으며 일터로 가는 막노동꾼에게, 가로등 켜져 있는 도로 옆 양철통 안 나뭇가지 불 지피는 노점상인에게, 찬바람에도 꽃은 피며 한겨울에도 붉은 삶이 타오름을, 돌아오는 세월.. 詩-그리고 또 2005.12.10
존재함의 시간 존재함의 시간 인식(認識)에 시간을 채우는 삶 아니, 채워야만 하는 삶 누군가는 시간을 채워야 함이 참을 수 없어 존재함의 시간을 스스로 잘라내기도 하는, 무엇인지도 모를 무엇 때문인지도 모를 크고 작은 욕망을 부여잡고 다만 시간을 채워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자란 김석.. 詩-깨달음 2005.12.06
고향집 풍경 고향집 풍경 숨어드는 노을빛에 땅거미 내릴 때면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속에 고향집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저녁상 차려놓고 집집마다 공 차며 노는 아이 부르는 엄마들의 목소리 아련하게 들려옵니다. 그만한 또래 아이의 설익은 엄마가 된 마흔 살 소녀는 숨어드는 노을빛에 땅거미 내.. 발표작 (詩, 수필) 2005.11.09
귀가 귀가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한다 밝은 가로등 불빛 아래 노점에 진열된 사과며 배 홍시 단감 모과 등등이 도심의 가을을 채색하고 있다 환하게 불켜진 가게 안을 바라보기도 하며 안개와도 같이 내려앉는 어둠을 천천히 헤치며 간다 하루의 일과에 지친 발걸음이 힘겨운 줄 모르고 흐르듯 가고 있다.. 詩-그리고 또 2005.11.04
가을 수채화 가을 수채화 고개 숙인 채 걸어도 눈은 땅을 쳐다보지 않으며 낙엽을 밟으며 걸어도 마음은 손에 들고 바라봅니다 느릿한 걸음으로 무언가 생각하는 사람에게서 가을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낭만의 쓸쓸함과 여유로운 고독이 낙엽 되어 떨어집니다 이맘때면 늘 수채화를 그리는 가을은 거.. 詩-그리고 또 2005.10.14
생명 생명 먹고 마시는 것 중에 생명 아닌 것이 없습니다. 물조차도 그 자체로서는 생명이 아닐지라도 물속에는 보이지 않을 뿐 많은 생명이 살고 있습니다. 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다른 생명을 먹고 마심은 생명을 먹고 마시는 참으로 성스러운 일입니다. 내가 다른 생명을 먹고 마시는 것.. 발표작 (詩, 수필) 200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