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공 空에 대하여

신타나 2026. 3. 11. 00:41

공 空에 대하여


불교에서 말하는 공에 대하여 얘기하고자 한다. 공이라는 게 한자의 뜻으로는 텅 빔을 뜻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공이란 단순히 한자의 뜻과는 다르다. 그래서 불교 경전을 연구하고 있는 불교학자나 승려들도 이를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그들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석가모니의 말씀인 공을 제대로 깨닫기가 어렵다.
나 자신도 깨달음이 올 때마다 공이 무엇인지를 수시로 글로써 정리하기도 했지만, 지금 새로운 깨달음이 있어 이를 글로 적는다.

그동안에는 공이라는 게 무아와 비슷하게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이 "내가 없다" 또는 "나라고 할 게 없다"라는 무아의 뜻보다는, "내 것이라고 할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무소유의 개념으로 다가온다.
내 안에 있는 의식과 평생을 함께하는 몸·마음은 물론이고, 영혼과 개성 심지어 우리가 에고라고 하는 것까지도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누구의 것일까? 어느 한 개인이 아니라, 신 즉 전체에 속한 것이라는 영감이 다가온다. 우리가 늘 함께하는 몸과 마음은 물론이고, 마음속 생각과 감정 그리고 지식과 지혜조차도 내 것이 아닌 신의 것이라는 깨달음이 말이다. 내 것이라고 할 게 아무것도 없음이 점차 명료해진다.

6년 전쯤 초견성에서는 우주가 텅 빈 느낌이 곧 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공간적 느낌이 아니라 관념적으로 공이 느껴진다. 내 것이라고 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할 때의 느낌이 바로 공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지금까지 내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몸 마음을 비롯해서, 내가 하는 생각과 말 그리고 지식과 지혜, 기억과 감정 등등 모든 관념적인 것조차 내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을 때, 이런 상태가 바로 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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