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김석기
술을 마시려 한다
술로써 빈 마음을 채우며
시간의 한 부분을 잘라내고자 한다
구부러져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신작로의 끝처럼
기억이 머물지 않을 시간의 끝까지
술과 함께 얘기하고 싶다
깨어 있어서 좋았던 때
다시 올지라도
이 순간은 술에 취한 기쁨 함께 하고 싶다
살아 있어서 기뻤던 날
내일이 그날일지라도
오늘은 술에 취한 밤길 홀로 걷는다
살아 있음은 기쁨이고자 한다
<진해문학 제 20호 - 201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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