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2 3

바람의 온도

바람의 온도 / 신타 사월의 환한 빛과 부드러운 바람의 온도 유리창 통해 바라보는 풍경 스쳐 가는 기차 안으로 밀려온다 화사한 한복 차림의 벚꽃 멀리서도 웃음 띤 여인이다 턱없이 나선 남도로 가는 길 간간이 핀 진달래꽃처럼 붉다 풍경은 스쳐 갈지라도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 바람의 온도를 따라가는 한 그루 나무로 흔들린다 봄날의 새싹이었다가 뜨거운 폭풍의 여름 지나 지금쯤 가을로 익어가는 시절 언제라도 눈 내리는 겨울일 수 있는 현재라는 여기에서 한 생을 회오리치고 있는 한가득 끌어올린 잡동사니 내려놓고 사라질 바람이거나

신작 詩 2022.04.02

판단이 없는 세상

판단이 없는 세상 / 신타 판단이 없는 세상이라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자유로운가 판단이 없다고 해서 억지로 눌러버리지 않으며 저절로 일어나는 판단조차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는 세상 생멸도 증감도 없으며 깨끗함도 더러움도 없는 오감을 통해 보이고 들리며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세상 판단이 없는 삶이란 잡아 둘 것도 버릴 것도 없는 오는 판단 막지 않고 가는 판단 잡지 않는 없음의 세상

詩-깨달음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