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424

나란, 기억에 지나지 않는

나란, 기억에 지나지 않는 / 신타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말조차 아는 게 없을 순 없는 일 앎을 내려놓을 수 있고 비울 힘이 있어야 한다 본래면목이란 텅 빈 침묵 바탕이 드러나지 않는 바탕없는 바탕이자 아무것도 없는 근원 아무런 바탕이 없기에 모든 게 드러날 수 있는 가능성으로 가득한 나란, 하나의 기억에 지나지 않는 내가 만약 댓잎 소리라면 바람 소리는 들리지 않고 내가 만약 하늘빛이라면 파란빛은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알고 있는 사람은 같은 걸 새롭게 보거나 들으려 하지 않는다 기억하는 내가 있기 때문에 기억이란 가능성을 막아서는 스스로 문을 잠그는 문지기 나란, 기억에 지나지 않는 바탕조차 없는 근원이다

詩-깨달음 2022.01.08

사랑, 그곳에서

사랑, 그곳에서 / 신타 모든 걸 다 받아들인다 해도 바라는 바는 사라지지 않으며 나는 백지 또는 중도 위에서 내가 바라는 바를 선택한다 다 받아들이지 못할 때 나는 선택하는 게 아니라 쫓기거나 피하는 것이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들로부터 내가 피할 게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무엇을 두려워한단 말인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오직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다 선택한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것임을 나는 소망하고 기도할 뿐이다 기쁨과 사랑과 감사함 속에서

詩-깨달음 2022.01.08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신타 헤밍웨이 소설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제목 그대로 자문자답하고자 한다 종은 누구를 위하여 울릴까 집단도 개인도 아닌 모두를 위해 울릴 뿐이다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은 우주에 있는 모든 것을 위해 존재한다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아닌 모두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 것이다 무엇이 나를 위한 일일까가 아니라 나를 위해 일어나지 않는 일이 없다 휴대폰 메모리 용량 부족으로 화면이 꼼짝 않는 일이 생기는 것도 나를 위해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그러니 나를 위한 일 찾는 것도 나를 위한 게 아닌 일 찾는 것도 모두가 다 부질없는 헛수고일 뿐 모든 건 나를 위해 일어나고 있다

詩-깨달음 2022.01.06

해탈

해탈 / 김신타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아니라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것도 아닌아무것도 없는 게 해탈일 뿐아무것도 없음이란깨달음을 통해 알아가는없음인 자신을 홀로 깨닫는 것내가 본래 아무것도 없음인데없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없음을 자각할 수 있을 뿐이다자신이 무엇인지를 자각하는 것일부러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저마다 자신을 기억하는 일이다자신이 무엇인지를기억하고 깨닫게 될 때저절로 찾아오는 자유로움깨달아 기억을 되찾는 일나 자신을 깨닫는 것이며그게 바로 해탈로 가는 길

詩-깨달음 2022.01.06

이데아 IDEA

이데아 IDEA / 신타 삶이란 지금일 뿐이지만 이미 지나온 그 위에 서서 다만 앞을 바라보며 가는 것 어느 쪽을 바라볼지는 저마다의 선택이겠지만 바라보는 곳을 향해 가는 지금 삶이란 것도 관념 지난 자리도 관념이며 바라보는 앞도 관념인 몸으로 행한 것을 관념으로 기억하는 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일 뿐 관념이라는 무형이 기억되는 곳은 어디일까 다름 아닌 없음, 즉 무 無이다 관념이 기억되는 곳은 또 다른 관념 속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무의 세계다 아무것도 없는 무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없음으로 있는 세계 있을 수밖에 없는 없음 우리 자신이자 동시에 지금 여기 텅 빈 침묵

詩-깨달음 2022.01.06

무비공 無鼻孔

무비공 無鼻孔 / 신타 동학사 강백이었던 경허선사가 콧구멍 없는 소 얘기를 듣고 나서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중노릇 잘못하면 요다음 생에 소로 태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 해도 다시 태어나면서 콧구멍 없는 소로 태어나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는 무비공 무비공 외치며 방에서 뛰쳐나와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땅바닥을 뒹굴었다고 한다 깨달음의 기쁨에 겨웠던 것이다 콧구멍 없으면 코 뚫린 소처럼 끌려다닐 일이 없을 터이니 이게 바로 공 空이자 무아 無我 저마다 자신이란 아무것도 없음이기에

詩-깨달음 2022.01.05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 / 신타 내 의지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 의지를 받아들인 신의 의지에 따라 몸이 움직여지는 것이다 자유의지란 앞에 놓인 길 중에서 하나의 길을 선택하는 것일 뿐 내가 길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내 뜻대로 이루어주심에 신에게 감사하는 것뿐이며 오로지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기도의 전부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고자 혼자서 헤맬 일이란 없으며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진 모습에 다만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일 뿐

詩-깨달음 2022.01.02

응답

응답 / 신타 당신은 정녕 누구십니까? 나는 네 친구다 모든 이의 친구다 우리가 모두 친구다 네 마음이 내 의지를 가로채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통해 내 의지를 펼칠 것이다 고로 네 몸과 마음이 행하는 모든 생각. 말. 행동이 곧 내가 행하는 것이다 너는 나의 통로다 너는 나의 길이다 그리고 나는 네 자유의지다 사랑하는 친구여! 나는 네 길이 되어주고 너는 내 뜻이 되어주며 너를 통해서 내 자유의지대로 갈 수 있다니 정말 고마워! 친구여! 친구여! 사랑하는 내 친구여!

詩-깨달음 2022.01.02

텅 빈 침묵

텅 빈 침묵 / 신타 감각과 감정 그리고 생각 의지와 기억 또는 앎이 텅 빈 침묵에서 드러난다 물질 우주와 더불어 보이지 않는 이데아의 세계 바로 텅 빈 침묵이다 몸으로는 분명 있지만 우리는 몸뚱이가 아니라 보이지 않음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우리가 저마다 지금 여기 이렇게 몸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무아 無我라 함은 공 空조차 아닌 아무것도 없음이다 무아란 내가 없다는 게 아니라 무 또는 텅 빈 침묵이 곧 나라는 뜻임에도 오랜 세월 화두로만 남아 있다

詩-깨달음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