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384

날마다 외우는 주문

날마다 외우는 주문 / 김신타이제 와서 지난 시절 돌이켜 생각해 본다면내가 그리 태어나지 않은 게 불만이 아니라태어나서 그리되지 못한 게 불만일 것이다부유한 집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았음이 아니며뛰어난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음이 아니라그런 불만에서 벗어나지 못함이 불만일 것이다내 나이 육십 중반이 넘은 지금내가 나임에 감사할 수 있음은내게 무척이나 감사한 일이다어리고 젊은 시절부터 벗어나려 애썼던휘감긴 감정에서 이제는 제법 쉽게 벗어나주위를 돌아볼 수 있고 스스로 마음 편해짐에젊어서는 무척이나 힘들었지만지금 나이에서라도 벗어날 수 있음에'내가 나임에 감사합니다'를 반복해서 외운다스스로 불만에서 벗어날 수 있음이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며가장 큰 깨달음이기도 한 때문이다

詩-깨달음 2025.03.26

인욕 忍辱

인욕 忍辱 / 김신타욕됨을 참는 것욕됨 피하려는 욕망애써 견디고 버텨내는또 하나의 어리석은 몸짓모든 걸 받아들여야 한다 피하고 견디며버텨내는 몸짓 아닌욕됨조차 함께해야 한다우리는 모두 하나다나를 욕되게 하는그가 바로 나임을 알 때그조차 품어 안을 수 있음이다몸은 바퀴벌레와 같은 재질이다내면에 있는 영 靈의이름표에 불과한 우리 몸은바퀴벌레 세포와 다를 바 하나 없다나는 보이지 않는다몸이 아닌 영겉이 아닌 내면이것이 바로 나다내면은 욕될 수 없다밖에 보이는 몸이 바로욕됨의 대상이기는 하나몸은 내가 아니라는 사실깨달아 알아야 한다내면의 영이다름 아닌 나임을우리는 모두 하나임을

詩-깨달음 2025.03.25

삶과 죽음의 역설

삶과 죽음의 역설 / 김신타있음으로 영원하길 바라지만우리는 없음으로 영원할 뿐이다그러나 없음에서 있음이 생겨나므로우리는 있음으로도 영원할 수 있음이다저마다 자유의지에 따라둘 중 하나 선택하는 것인데없음으로는 영원한 삶인 반면있음으로는 반복되는 죽음이다없음이란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없음으로 있는 것이며 있음이란 아름다운 환상이기는 하지만일시적인 있음에 불과하다오감으로 감각되는 있음이란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고로 오감의 있음은 환영이며없음만이 영원한 삶이다내가 드러나지 않기에내 몸이 살아있는 것이며신이 드러나지 않기에우주가 움직이는 것이다몸으로 태어난 나는 살아있는 있음이고드러나지 않는 나는 살아있는 없음이다

詩-깨달음 2025.03.23

봄날의 파노라마

봄날의 파노라마 / 김신타괭이로 밭을 고르는 봄을 알리는 풍경갓 지은 쌀밥이다살구꽃 붉은 망울이하얗게 핀 모습이기도 한세상의 모든 꽃은 단 한 번 홀로 필 뿐두 번 다시 피지 않는다이듬해 피는 꽃은새롭게 피어나는 것그러나 새로운 꽃과옆에 있는 다른 꽃이 곧이미 피었다 진 그것이다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꽃이둘이 되었다가 셋이 되기도 하며흔적 없이 사라졌다봄날 다시 피어오르고하나에서 나와하나로 돌아가는파노라마일 뿐이다지금 홀로 핀 꽃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는다없음(無)으로 사라질지라도없음이 영원하기 때문이다

詩-깨달음 2025.03.23

강아지 사랑하기

강아지 사랑하기 / 김신타삶이 끝난 뒤 어디 저 멀리 낯선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다만 지금 여기 내 몸뚱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몸으로 체득하고 나면우리는 죽음조차도강아지처럼 사랑할 수 있다씨앗이 썩어 없어져도나라는 생명은씨앗에서 움트는 새싹이며내 몸은 씨앗처럼 썩어 없어질지라도나라는 생명은 영원한 봄이다고로 죽음이란 물거품 같은 것그림자와 같은 것삶이라는 빛이 있으면죽음의 그림자 생겨나며삶이 막을 내리면죽음이라는 그림자도 사라진다생명은 영원하지만죽음의 그림자는꿈처럼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북망산이니 요단강이니하는 옛이야기는옛사람들 상상일 뿐삶의 막이 오르는 것과막이 내리는 것 또한모든 것이 지금 여기바로 여기에서 일어난다지구에서의 삶이 막을 내려도영적 삶에는 2막이 있고3막 4막이 끝없이 이어진다겨울이 지나..

詩-깨달음 2025.03.23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꽃 / 김신타 누구랑 비교해서즐겁거나 괴로운 삶이 아니라혼자서도 즐거운혼자만의 삶을 살아갈 일이다비교하는 기쁨보다괴로움이 더욱 크기 때문이며함께 살아가면서도혼자서 사는 삶이기 때문이다너와 나로 나누어진 것 같지만우리는 모두 하나로 이루어진따로따로 떨어진 몸이라는 건우리 각자의 이름표에 불과한보이지 않는 나를 대신해겉으로 드러내는 사랑의 도구오감으로 느껴지는 몸은빛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운 꽃

詩-깨달음 2025.03.22

감사

감사 / 김신타 감사란 과거나 미래가 아닌내가 처한 현재에 대한 감사지금 이 순간을 향한 감사다과거에 이루어진 기억이나미래에 이루어지길 바라는소망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내가 처한 상황이 어떠하든지금 닥친 모든 일에 대하여감사하는 마음 갖는 것이다감사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참기 어려운 굶주림 심지어죽음이라 할지라도 말이다사자 굴에서조차 다니엘은마음속 신을 생각하며 오직한 줄기 빛만을 바라보았다미래 또는 과거의 일이 아닌지금 현재 일어난 일이 바로내가 바라보아야 할 빛이다

詩-깨달음 2025.03.22

삼월, 살구나무

삼월, 살구나무 / 김신타삼월 중순 아침을 나서는데살구나무에 눈이 붙어 있다그도 눈을 원망할까아니면 바람을 탓할까그도 아니라면 하늘과 신?부는 바람은 불 뿐이고내리는 눈은 내릴 뿐이며살구나무는 서 있을 뿐이다누구의 잘못도 아니고누가 잘한 것도 아니며일이 일어났음일 뿐인데우리는 생각한다누구 때문이라고누구 덕분이라고몸이 아니라 생명이 나인 것처럼생명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영원나무가 아닌 나무의 생명이 그다일어난 일이 모두 감사한 일임을몸을 통해 깨닫고자 태어난 우리삼월의 눈이 스승일 수 있음이다

詩-깨달음 2025.03.19

남이 없다

남이 없다 / 김신타'남이 없다'는 생각과 더불어'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이 없으니 나도 있지 않고내가 없으니 남도 있지 않은안팎이 하나인 동전의 양면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하는'그도 나다'라는 생각은 이미오래전부터 해온 바 있지만'남이 없다'는 생각은 아마도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남이 있어 내가 있고내가 있어 남이 있을 수 있는

詩-깨달음 2025.03.19

모르는 걸 두려워하는 어리석음

모르는 걸 두려워하는 어리석음 / 김신타오감으로 느끼는 지금 이외에우리는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과거에 이랬으니까 앞으로도 이럴 거라고?어리석기 그지없다오늘은 어제의 판박이가 아닌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그려지는 그림어제 그린 그림은내 안에선 여전하지만밖에선 이미 사라지고 없다내 안에 있는 걸 붙잡고오늘과 내일을 두려워하지 말자모든 건 이미 지나가 버린 바람일 뿐이다내 안에서만 남아 있는밖에선 이미 지나가 버린 지금과알 수 없는 내일 또한 지금 걱정하지 말자모르는 미래를 두려워하기보다는이미 지나간 과거와 현재에 무조건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자

詩-깨달음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