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72

어디에도 머물지 말자

어디에도 머물지 말자 / 신타 모든 게 나를 위해 일어나는 일이니 기쁜 일 있을지라도 기쁜 일에 화나는 일 있을지라도 화나는 일에 머물지도 말고 붙잡히지도 말자 참는 게 아니라 느낌대로 행하는 것이다 기뻐하고 씻어내자 화를 내고 씻어버리자 젊은이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산전수전 겪어본 사람에게 공중전에 내전 內戰까지 겪어본 익어가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물 들어올 때 배를 띄우고 가고자 하는 곳 닿았을 때 마음 안에 떠 있는 배조차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나자 우리는 구름도 바람도 아닌 생각이거나 의식도 아닌 아무것도 없음일 뿐 다만 존재함일 뿐 그림자조차 있을 수 없는 몸이 있는 지금 여기로 능력과 기적이 흘러드는 아무것도 없는 빛일 뿐이니

詩-깨달음 2022.03.11

내면이라는 단어

내면이라는 단어 / 신타 나는 외부에 있지 않은 내면에 있는 없음이며 내 안에 있는 내면이 곧 나 자신이기도 하다 과거는 기억 속에서 물방울처럼 떠오르며 나는 지금 여기에서 늘 열려있는 미래를 향한다 삶에 대한 믿음과 감사함의 심연 속에서 내가 소망하는 모습으로 끊임없이 밀고 나갈 뿐이다 내 안에 있는 나는 시공이 없는 내면에서 소망하는 현실을 상상하고 상상을 창조해내는 조각가다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고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있는 내면이란 점이나 선 또는 면과 같은 단어일 뿐으로 점 선 면은 그려보일 수 있지만 내 안의 나는 그릴 수조차 없는 내면이란 의식 속의 단어이자 나 또한 내 안의 단어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2.03.08

내면이라는 무인도

내면이라는 무인도 / 신타 과거란 없다 기억 속에 있을 뿐이며 기억은 언제나 현재이기 때문이다 미래란 없다 상상 속에 있을 뿐이며 상상은 언제나 현재이기 때문이다 바다에 떠 있거나 섬에 갇혀 있어도 우린 늘 지금 여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 우린 누구나 현재라는 무인도에 표류하는 방랑자일 뿐이다 눈앞에 보이는 장난감과 빗소리와 몸에 닿는 빗줄기에 춤을 추다가 싫증을 내기도 하며 누구도 알 수 없는 내면이라는 무인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가 간다 '나마스테'라고 인사를 하기도 하는 서로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은 내면이라는 무인도에서

詩-깨달음 2022.03.08

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깨달음이란 과정일 뿐이다/ 신타 나를 비우는 게 아니라 깊이 뿌리 내린 두려움 그것을 없애는 것일 뿐 내가 나를 비운다는 말은 눈이 눈을 본다는 것처럼 말에 지나지 않는 허깨비 보이는 모든 게 나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나이며 나란 사라질 수 없는 존재인 밝음 속에 한 꺼풀 밝음마저 더 벗겨지고 사라진 그 자리 오롯하게 서 있는 거기 나는 저마다 내면에 자리하는 두려움 우리가 정녕 바라는 깨달음이란 하나씩 벗겨내는 과정일 뿐이다 자신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 환해지고 나서도 계속 이어지는 영감의 빗물 담아내는 과정이다

詩-깨달음 2022.03.06

모든 선택이 최선일 뿐

모든 선택이 최선일 뿐 / 신타 삶 속에 있는 내가 삶에 감사하는 삶이 되리라 불안에 떨던 지난날에 대한 기억 그조차 사랑하고 감사하는 내가 되리라 삶 안에서 판단하지 말며 삶에 빠져버린 바보가 되자 삶 앞에서 나를 내세우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자 삶이 주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일지라도 좋은 것 나쁜 것으로 판단하고 거부하지 말자 징검다리일지라도 천천히 조심하며 건너자 파도가 거셀지라도 기꺼이 바다를 기다리자 내가 삶이며 삶이 나인 오늘을 살아가는 삶에서 최선의 선택이란 없다 모든 선택이 최선일 뿐

詩-깨달음 2022.03.06

삶과 죽음이란

삶과 죽음이란 / 신타 삶이란 껍데기 안에서 씨앗이 여무는 일이며 껍데기에 붙은 씨앗이 홀로서기 하는 것이다 죽음이란 속에 든 씨앗 아닌 껍데기의 흩어짐일 뿐이며 마음속 생각으로 쌓은 정체성의 사라짐일 뿐이다 삶과 죽음이란 오감이 껍데기라는 사실 어찌해서든 깨닫고자 하는 일이며 뿌리에 매달린 껍데기조차 때가 되면 기꺼이 불사르는 일이다

詩-깨달음 2022.03.04

어떤 가르침

어떤 가르침 / 신타 하는 일은 다르지만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커다란 강의실에 앉아 쉬는데 더도 아닌 둘만이 있는데 먹을 걸 저만치서 혼자 먹는다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먼저 먹을 걸 건네도 받기만 할 뿐 줄 줄을 모른다 겨울철이므로 신은 부츠조차 그녀가 신었기에 꼴도 보기 싫다 지적 장애가 있다는데 겉보기엔 멀쩡한 말도 잘하고 자기 일도 꽤 잘하는 그녀를 일터에서 만난 것은 나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리라 기분 좋지 않은 사람 만난 일조차 나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가르침 언뜻언뜻 그녀 모습 보일 때마다 미운 마음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른다 스스로 나를 괴롭히는 짓이지만 직관이라는 직접 통하는 영감으로도 내 안의 감정 쉬 사라지지 않는다 얼마의 세월이 더 지나야 모든 감정이 하나로 합쳐진 사랑..

詩-깨달음 2022.02.25

처처에 맞는 말이다

처처에 맞는 말이다 / 신타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틀릴 수도 있는 모든 게 진리라는 뜻인 동시에 진리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존재하는 모든 걸 허용할 뿐 삶조차도 한계를 두지 않는데 어떤 것도 내가 단정 짓지 말자 내게 싫은 것일지라도 인정하자 석가모니가 열반하기 전 남긴 내가 법을 설했다고 하지 마라 나는 한 마디도 설한 바가 없다 라는 말씀도 처처에 맞을 뿐이다

詩-깨달음 2022.02.24

상수멸 相受滅

상수멸 相受滅 / 신타 생각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감정과 느낌 또한 마찬가지다 생각과 감정을 없애야 한다는 가르침 생각과 감정이 없어졌다는 착각일 뿐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하지 못함이다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 잠시 잊을 수 있다 해도 영영 사라지지는 않는다 잠시 옆에 두거나 선반 위에 올려놓아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생각과 감정에서 벗어나 보라 옆에 두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잠시 잊어도 아무런 상관없다

詩-깨달음 202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