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87

영원한 무한

영원한 무한 / 신타 미물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 몸이야 우리는 흔히 자신과 자신의 몸뚱이를 혼동하곤 하지 나라는 것은 우리 몸처럼 먼지보다 작은 미물이 아니라 오감으로 느끼는 물질 우주는 물론 형이상의 세계를 포함하는 텅 빈 침묵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란 없음에서 오감 즉 색을 비롯한 수상행식이 일어난다는 뜻이지 색수상행식 色受想行識이란 오감과 감정과 생각과 의지 그리고 기억을 뜻하는 말이며 이 모든 걸 합치면 마음이 되지 물질인 우리 몸뚱이가 미물일 뿐 당신이나 나나, 우리는 우주 전체야 유형과 무형이 함께 노니는 우주 전체! 그리고 전체란 가장 큰 하나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없음의 있음'일 뿐 없음만이 시작과 끝이 없는 영원한 무한일 수 있으니

詩-깨달음 2022.03.31

단풍이 노을에게 쓰는 편지

단풍이 노을에게 쓰는 편지 / 신타 파도의 출렁임을 받아들이는 바다가 되자 영화의 모든 장면을 받아들이는 스크린이 되자 내 앞을 지나가는 일상의 현실이 나를 위해서 일어나는 사랑의 현현 顯現이다 무위 無爲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라 내가 바로 무위임을 자각하고 체득함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떠오를 때 느낌대로 행하고 결과에 기뻐하는 것이다 소망하는 바를 내 손으로 이루는 게 아니라 소망까지도 내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두려움 때문에 무언가를 애써 생각하지 말자 애쓰지 않아도 일어날 일은 늘 일어난다 초심 初心이란 굳은 땅을 뚫기 위한 촉일 뿐 자라면서 꽃이 되고 향기가 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초심이라는 새싹일 수는 없나니 씨앗을 잉태하는 향기를 내뿜어야 한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고 씨앗..

詩-깨달음 2022.03.30

생의 매듭

생의 매듭 / 신타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출발과 매듭이 있다 수선화는 알뿌리로 살구꽃은 열매로 사람도 마찬가지 꽃처럼 피어난 몸에서 사랑으로 만나는 암술과 수술 밤마다 매듭짓고 다시 출발하는 아침 어느 한 철이 아니라 날마다 피어날 수 있는 꽃 낮에서 밤으로 밤에서 낮으로 생의 매듭은 어김없이 이어지고 마지막 매듭은 다만 보이는 꽃으로가 아니라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봄 보이지 않는 계절로 사라진다 수선화도 살구꽃도 여러 생을 꽃 피우는데 사람은 어찌 한 생으로 꽃 피우고 매듭지을까 겉모습을 달리할 뿐 끊임없이 피고지는 계절 사라질지라도 생은 눈에 드러나지 않는 영원

詩-깨달음 2022.03.28

얻음도 버림도 아니다

얻음도 버림도 아니다 / 신타 사람과 사건에 대한 축복과 허용 내면에서 일어나는 출렁임에 대한 기꺼운 받아들임만이 있을 뿐 얻을 것도 버릴 것도 없는 세상 기꺼이 한 그루 나무가 되어 햇볕만이 아니라 비바람조차 허용하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오직 태양을 향하는 발걸음 안팎을 구분하지 않으며 스스로 철조망을 치지 않는 다만 영원히 성장하는 내면 꿈꾸는 나무일 따름이다 얻음과 버림이 없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 바위가 아니라 빼거나 더할 게 없을 뿐 늘 살아 움직이는 생명이다 스스로 담을 쌓지만 않는다면 원하는 모든 게 이루어지는 살아있는 우주가 만들어내는 물결치듯 출렁이는 매스게임

詩-깨달음 2022.03.28

처음부터 이렇지 않았다

처음부터 이렇지 않았다 / 신타 지금의 나는 처음부터 이렇지 않았다 처음에는 꼿꼿하고 어린 새순이었다가 나를 지키기 위해 상처를 주는 가시였다가 스스로 흔들리고 떨어지는 상처 난 잎새였다 폭포 앞에서 떨다가 시내와 강을 지나고 흐르다가 머물고 다시 흘러 바다에 이르는 처음엔 파도였다가 지금은 심해에 이르렀다 언제든지 다시 파도칠 수 있는 바닷물일 뿐인 다만 스스로 아름다움을 꿈꾸고자 하는 나그네 나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길에 서 있다 타인 등 외부로부터 나를 지키는 성벽이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사랑의 샘물 되고자 하는

詩-깨달음 2022.03.19

모노드라마

모노드라마 / 신타 일인다역 一人多役의 모노드라마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며 어차피 내 우주엔 나뿐이니 당연한 풍경이기도 하다 어설픈 연기가 아니라 실감 나게 열연을 하므로 스스로도 깜빡 속아 넘어가 자신과 싸우고 죽이기도 하는 저마다 자신의 우주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만 수없이 변신한 나 자신을 남으로 착각하며 사는 것이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앞으로 죽이지는 않으리라 욕할 때 욕하더라도 이제 저주하지는 않으리라 연기에 몰입했을지라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아니라 눈에는 물처럼 흘러가고 이에는 바람처럼 지나가리라 지금은 아닐지라도 물과 바람 같은 세월 지나 강 같은 평화 흐르는 강이 되고 바다가 되리라 우리는 분리된 하나이자 각자의 우주를 창조하는 창조자이면서 창조주의 사랑받는 어린 양이므로

詩-깨달음 2022.03.18

세상이 파도치는 이유

세상이 파도치는 이유 / 신타 처음부터 넉넉할 땐 늘 넉넉할 줄로만 여기며 고단한 가난을 알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가난할 땐 늘 가난함을 염려할 뿐 넉넉할 수 있음을 모릅니다 세상이 파도치며 출렁대는 이유는 경험해보지 않은 지금과는 다른 삶을 경험해보고 싶은 내면의 충동 때문입니다 모든 삶을 체험하고 싶은 마음 풍요와 가난이 있으며 그 외에도 풍요 속 가난과 가난 속 풍요까지 풍요롭다면 가난한 사람 배려하는 마음을 가난하다면 풍요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저마다 자신을 위해 키우는 것입니다

詩-깨달음 2022.03.18

상식

상식* / 신타 내가 굳게 믿는 상식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상식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상식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비상식이라는 일견 수긍되는 면도 있었으나 내가 상식이라고 믿는 것은 내 멋대로 믿어버린 원칙이고 각자의 상식 속에 갇혀 살아가며 상식 따위는 우주에 하나도 없다는 기존 상식을 깨부수는 얘기도 있었다 물질이 허공에서 나타날 수 있고 우리 소원은 모두 이루어진다는 어릴 적 내가 그토록 소망했던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얘기도 믿기만 하면 현실이 된단다 내가 믿지 않는 사실을 믿을 때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으며 상식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현실이 된다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상 * '하느님과의 수다'라는 제목의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듣다가

詩-깨달음 2022.03.18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다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다 / 신타 예전엔 돈에 있어서 남들보다 잘사는 삶 적어도 남들 못지않은 삶이고 싶었으나 이제는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싶다 즐거운 삶도 즐겁지 않은 삶도 아닌 지금 볼 때 좋아 보이는 삶이 아닌 그때그때 내가 좋은 삶 말이다 삶은 꿈이고 죽음은 꿈에서 깨어남이라는 구절이 있다* 시달리는 꿈이 아닌 아름다움을 꿈꾸기로 했다 다만 조심하되 두려워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다** 모든 게 나를 위해서 일어난다는 사실 받아들이되 조심하기로 했다 과거도 미래도 없는 우주에 현재만이 가득한 세상 비록 시간은 아닐지라도 결과는 내 뜻대로 되는 세상 일어나는 모든 일이 우리 각자를 위해서 일어나는 세상 나는 그런 세상을 이루고 싶다 내가 이룬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 모두 함께 아름다움을 꿈꾸며 살..

詩-깨달음 202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