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꽃 개별꽃 김석기 개별적인 꽃이란 말인가? 어느 시집 맨 앞에 피어있는 이름도 희한하게 생긴 개별꽃 맷집 좋은 사전을 한방에 거미줄에 처박아버린 애완용 스마트폰에게 물어본다 개나리처럼 억울한 별꽃에 '개'자가 붙은 꽃이란다 개별꽃(들별꽃), 참별꽃, 쇠별꽃, 그리고 또 이리도 많고.. 신작 詩 2013.11.12
오월의 느낌 오월의 느낌 / 신타 알고 보면 아름답지 않은 마음 어디 있으며 자세히 보면 이쁘지 않은 모습 어디 있을까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의미 없이 살랑이는 신록빛 나뭇잎 아래 나는 오월의 바람을 느낀다 나에게 의미가 없을 뿐 생각해 보면 허공 없는 바람이 어디 있으며 살다가 보면 느낌 없는 계절이 어디 있을까 바람은 허공처럼 부드럽고 계절은 나뭇잎처럼 푸르다 신작 詩 2013.09.12
깨달음의 빛 깨달음의 빛 김석기 밤 별빛이 지금 내게 쏟아진다 수년 전 또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수천, 수만 년 전 모습을 담은 채 낮 내 주위엔 조금 전 생긴 빛과 수천, 수만 년 전에 생긴 빛이 함께 섞여 있다 태양 빛에 가려 안 보일 뿐 별빛은 여전히 쏟아질 테니까 불구부정(不垢不淨) 태양이 .. 신작 詩 2013.03.22
12줄 차로 12줄 차로 김석기 어둠 속 악보도 없이 군데군데 쉼표가 서 있고 제멋대로 12줄 가야금 뜯는 오늘이라는 무대의 마지막 출연자, 자동차 악단의 불협화음 연주에도 고정 관객 나뭇잎들은 가로등 함께 이따금씩 고개 끄덕인다 어둠 옆에 빛이 있고 다툼 뒤에 화해가 있으며 불협화음에도 선율이 있듯이 처음 속에 끝이 있고 소음 속에 고요가 있으며 분리 속에 하나가 있다 신작 詩 2012.10.18
<2막 학교> 다녀오면서 다녀오면서 / 김석기 가는 길 군데군데소백산 사과 빨갛게 종을 울리고학교 운동장엔 부분 염색한 느티나무은행나무 함께 둘러 서 있습니다 마음의 고통 1막 끝나고영혼의 기쁨을 주제로 한 2막 시작되는이젠 넓지도 않으나, 좁지도 않은이 땅에 사는 영성인들 모여나눔을 나누고 놀이를 놀며음악이 기타를 치고 대화가 밤을 지새웁니다 오는 길에도 들판마다석양이 잘 익은 벼 위에 누워있고아쉬움의 땅거미 생각난 듯이 길 위에 내려앉습니다 - 충북 괴산에 위치한 폐교를 팬션으로 바꾼 이름 신작 詩 2012.10.14
함양, 가을날 함양, 가을날 김석기 구절초 쑥부쟁이 둘레길 따라 함초롬히 담은 곳 코스모스 함께 바람처럼 여유롭다 산줄기 따라 흘러내리는 가을볕 담뿍 머금은 곳 따갑도록 환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지리산 자락 함양 용소폭포에 얼굴 씻는 덕전천 한신계곡 합쳐져 태풍처럼 몰아치던 여름은 지고 .. 신작 詩 2012.10.11
계명 계명 김석기 뭐라구? 생각으로 살인이나 간음을 했어도 이미 살인한 것이며 간음한 것이라구? 웃기고 자빠졌네... 생각으로는 무엇이나 상상할 수 있고 무엇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달란트를 신은 인간에게 주었건만 땅에 묻어 두었다 죽어서 그대로 꺼내 가고자 하는 어리석음이여! 그대.. 신작 詩 2012.10.01
빗물 빗물 김석기 피아노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낙숫물 되어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뚫는다 바위는커녕 조약돌 하나 뚫은 적 없는 물 위에 동그라미 그리다 사라지는 빗방울처럼 아무것도 아닌 남자 흘러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도 좋다 하나로 모여도 동그라미 그려도 우리는 모두 바.. 신작 詩 2012.09.23
행복 행복 김석기 영원한 행복을 찾지 말고 순간의 행복에 기뻐하라 순간도 때로는 영원처럼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니 순간의 행복이라 해서 덧없는 것으로 생각지 말라 행복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것은 뜬구름 잡으려는 몸짓과 같으리니 행복이 다가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스쳐가는 행복을 놓.. 신작 詩 2012.07.15
나를 위해 세상을 위해 나를 위해 세상을 위해 김석기 흔들리지 않고 타는 촛불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자신을 태우고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힌다, 우리는 나를 위해 세상을 살아가지만 또한 나를 태워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되고자 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세상이 곧 나인 세상을 위해 신작 詩 2012.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