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적 나란 없다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나 = 개체적 자아"라는 등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체적 나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오직 전체 또는 절대로서의 하나만이 존재합니다. 전체적인 하나! 그게 바로 신이자 나인 것입니다. 따라서 신(神) 즉 나는 현상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수 없습니다. 현상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그것은 이미 하나가 아닌 둘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의 모습을 볼 수가 없으며 다만 신의 아바타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둘이 아닌 하나인 존재, 즉 신이기 때문에 현상계에서는 아바타(분신이거나 캐릭터)로서 존재할 뿐입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에 이 몸과 마음을 나로 착각하게 되나, 몸과 마음의 움직임은 신이라고 불리는 전체의 의지가 개체 안에서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과, 손을 통해서 써지는 글과, 심지어 몸을 통해서 행해지는 행동조차 개체인 내가 아니라, 전체이자 절대인 신의 의지에 따른 행동인 것입니다. 우리가 펜을 들어 글씨를 쓰는 동작조차, 개체인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전체인 신이 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개체적인 나(개인적인 나, 개별적인 나, 독립적인 나)라는 건 없기 때문입니다.
지상과 천상을 통틀어 '인간적인 나'라는 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신성을 담고 있는 신적 존재일 뿐입니다. 따라서 몸·마음으로 표상되는 나란, 신적인 나를 물질적 모습으로 드러낸 아바타일 뿐입니다. 요즘 말로 표현한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AI이거나 로봇과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고로 AI와 로봇이 아무리 사람과 비슷하게 작용하거나 작동한다고 해도 사람은 아닌 것처럼, 우리의 몸·마음 역시 그러합니다. 몸·마음이 아무리 내 뜻을 잘 따른다 해도 나인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나라는 것은 상대적 존재가 아니라 절대적 존재이며, 대상이 아닌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상으로 드러나는 상대적 존재인 우리 몸과 마음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아바타에 지나지 않습니다. 죽어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본연의 나 즉 참나와 함께하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아바타인 것입니다. 본연의 나인 참나와는 달리 영원하지 않고 보통 100년 정도면 죽게 되지만, 참으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옛 선사들이 우리 몸을 똥자루라며 경원시했던 표현은, 우리 몸이 내가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지나치게 과장된 수사였을 뿐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수식어가 아니라, 몸·마음이란 내가 아님을 확연하게 아는 것입니다. 머릿속 이해를 지나 몸의 느낌으로 다가와야 확연한 앎이 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란 지금까지 우리의 착각과는 달리, 주체가 아닌 대상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주체가 아닌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연하게 아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깨달아 아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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