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깨달음 272

친구

친구 신타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면 추한 모습도 보이는 너와 나 사이 그 사이에 있는 거리 거리가 아름답다는 느낌 오늘 문득 느껴보았다 너와 함께하는 길 그 길에서 나는 알게 되었다 함께 걷는 순간이 제일 아름다운 길임을 너와 함께하는 길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임을 너와의 만남이어야만 할까 내 안에 있는 것일 수는 없을까 내면의 감정 그리고 생각이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순 없을까 내 안에 있기에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만날 수 있는 참으로 허물없는 친구다 때로는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가끔은 차 한 잔에 정담 나누고픈 반가운 친구 그리울 때 있지만 눈물처럼 반짝이는 고독 봄의 새싹은 신비스러우며 가을의 낙엽은 정다운 친구 내면의 소리 담는 시인이어라

詩-깨달음 2021.11.27

자유의지에 달린 일

자유의지에 달린 일 / 신타 세상에서 지금 내 삶이 온 우주에서 오로지 단 한번 일어난 일일까 반복되거나 지속될 수 없으며 어쩌다 한 번 있을 수 있는 우연과 우연의 만남일까 우주에서 작디작은 땅덩어리 지구에서의 삶이 전부인 양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들 지구에서의 삶이 끝나고 다른 세상에서 만났을 때 서로가 얼마나 계면쩍을까 존재하는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 그대 들어본 적 없는가 날마다 사라진다면 생명은 어디에서 다시 생겨나는 것일까 어쩌다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가 그대 또한 마찬가지이며 어느 하나 사라지지 않고 다만 모습을 바꿀 뿐이다 영원한 생명과 조건 없는 사랑 믿음으로 받아들일지 아닐지도 그대 자유의지에 달린 일이다

詩-깨달음 2021.11.24

사랑의 의지

사랑의 의지 신타 지난날엔 나에게 안 좋을지라도 남에게도 안 좋으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좋은 삶이고자 한다 더는 어리석음이 아닌 나를 위해서 지혜로움을 택하는 사랑의 의지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깨달음 몸으로 실천하는 삶이고자 한다 무엇을 위하여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아닌 사랑의 존재가 되어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다 내가 곧 사랑이 되는 것이다 일용할 양식을 위해 사람과 일을 사랑하지 말며 일용할 양식과 풍요를 사랑하자 사랑으로 분칠하지 말고 스스로 빛나는 사랑이 되자

詩-깨달음 2021.11.24

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새 신타 돌담에 붙어있는 담쟁이잎 어쩌면 우린 모두 세상이라는 담벼락에 고락의 세월 새기다 문득 가을 지나고 겨울 어디쯤 홀로 떨어지는 잎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 다만 잎이 떨어지고 또 다른 무엇이 될지라도 여전히 서 있는 나무처럼 우린 변하지 않는 하나이다 언제나 지금 여기 나를 의식하고 있음이다 몸뚱이가 낙엽 될지라도 모습을 달리 하는 것일 뿐 사라지는 게 결코 아니다 존재하는 건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마지막 잎새 되어 땅바닥에 떨어진다 해도 우리는 한 그루의 나무 위에서 바라볼 뿐이다 신이 그러한 것처럼 의식은 영원한 삶이자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詩-깨달음 2021.11.24

바탕

바탕 신타 사회적으로는 뼈대 있는 집안이 자랑이며 근본과 바탕이 있어야 하겠지만 내가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면 붓다의 고행이라도 마다 않겠다면 뼈대는 말할 것도 없고 근본과 바탕이 무너져야 한다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 정녕 알고 싶다면 근본도 바탕도 아니며 근본 바탕은 더더욱 아닌 언어 또는 생각 너머가 아니라 '나'라는 존재는 한계가 없기에 언어와 생각에 담기지 않음이다 비록 손톱만 한 것에라도 그대 의지하고자 한다면 손톱이 바로 그대일 뿐이다 우리가 실존한다는 건 감각에 의한 인식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실존한다는 인식에는 감각이 바탕에 깔려있음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음이다 아무런 의지처 없고 마음에 비빌 언덕 없을 때 비로소 각자 覺者가 될 수 있다 모든 감각적 실존에서 벗어났을 때 그대..

詩-깨달음 2021.11.22

나를 이루는 것들

나를 이루는 것들 신타 내 인생에 어느 한 가지 누구 한 사람이라도 빠졌다면 지금의 나는 애시당초 없었다 사랑과 미움, 수용과 질투 담대함과 두려움 중에서 단 하나라도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다 물론 나는 지금의 나도 지금과 다른 나도 받아들인다 그 모두가 나일 뿐이다 내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 모두가 내 안에서 나를 이루고 있음이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도 내가 싫어했던 사람도 그러했던 나 자신조차도 지금 여기 나를 있게 하는 모두가 나의 스승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1.11.21

바람 부는 언덕

바람 부는 언덕 / 신타 집착이 아니라 집착하는 마음속 깊은 두려움의 동굴을 찾아야 한다 두려움이 남아있는 한 집착만을 없애려는 몸짓은 땀 흘린 후 샤워하는 것과 같다 언제라도 다시 끈적일 것이다 집착하는 마음이 느껴질 때 마음의 뒷면을 돌아다보라 깊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감춰진 그를 받아들여라 두려움의 연인이 되어라 세월 지나고 나면 내게 파도치는 바다가 아닌 꿈속의 바람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꿈속이 바로 비비고 올라설 수 있는 바람 부는 언덕이다

詩-깨달음 2021.11.16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 신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내일이 오늘 내가 가고 있는 길이다 캄캄한 미래란 없다 지레 눈을 감은 때문이다 보이는 길은 길이 아니다 혼자서 가야만 하는 삶의 길 스스로 내면을 향해 걷는다면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이끈다 함께 가는 길은 길이 아니다 더는 비빌 언덕조차 없어도 보이지 않는 내가 바로 나이며 외뿔처럼 가는 길이 나의 길이다

詩-깨달음 2021.11.16

합창

합창 신타 살다 보니 빗소리에 잠 못 드는 밤 있어라 공연히 잠 못 드는 날인데 기와 강판 두드리는 세찬 빗소리 더욱 그러하다 모든 시간은 지금을 향하며 공간 또한 여기뿐인데 나는 무엇을 소망하는가 나라는 게 몸일 뿐만 아니라 우주를 감싸는 무형이라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오늘도 몸의 안락을 추구하며 내일도 오늘 같은 마음이길 때때로 기도하며 살아가는 진정 나는 무엇이던가 몸 마음의 안식과 영혼의 기쁨 누리고자 소리 높여 사랑을 노래하는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의 합창이어라

詩-깨달음 202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