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서 194

생사가 모두 분별이다?

생사가 모두 분별 (또는 분별의식)인 것이 아니라, 생사 즉 삶과 죽음이란 실존이다. 생사가 관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생사 자체가 아니라 생사에 대한 판단이 곧 분별일 뿐이다. 삶은 좋고 바람직하며, 죽음은 회피해야 할 대상이고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 등이 바로 분별이요 분별의식이다. 그런데 많은 선각자들은 생사가 모두 분별이라고 얘기한다. 이는 그들의 내면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이나마 여전히 남아있어, 이를 스스로 외면하기 위한 자기최면적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이 엄연한 현실이며 실존이지 이게 어찌 분별이라는 말인가? 분별이라면 삶과 죽음이 지금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 이래 삶과 죽음의 모습이 지금과 달..

깨달음의 서 2021.07.17

아상我相과 법상法相

아상이란 주관적 판단을 말하며 법상이란 객관적 판단을 말하나, 아상과 법상 모두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다. 법상이란 객관적인 진리가 외부에 존재한다는 착각을 하는 것일 뿐, 아상이든 법상이든 모두 각자의 내면에 있는 주관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객관이란 결국 주관에 지나지 않는다. 객관이란 하늘에서 떨어진 무엇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생각하고 믿는 바가 바로 객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주관 속에서 어떤 것을 객관이라고 판단하고 결정하며,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판단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을 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저마다 주관적인 생각 속에 있는, 객관에 대한 관념이 서로 같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착각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

깨달음의 서 2021.07.17

완벽한 세상

우리가 완전 또는 완벽하다고 말할 때 그 대상은, 어느 한 부분 즉 개체가 아니라 전체를 일컫는다. 전체적으로 완전하고 완벽한 것이지 부분적으로 개체가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다. 생각해본다면 부분적으로 완전하다고 하는 것은 동시에 다른 부분은 불완전함을 뜻한다. 고로 이 세상이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얘기는, 부분적으로 즉 개인에 따라서는 불완전하고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완전하고 완벽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 각자는 완전하고 완벽한 전체 즉 엄마 품에 안겨있는 갓난아기인 셈이다. 완전한 전체 안에서 완전한 전체를 향해 가는, 불완전할 때도 있는 개체이자 부분일 따름이다.

깨달음의 서 2021.07.17

영적 세계와 육적 세계

영적 세계와 육적 세계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 라는 말은 얼핏 보면 그 자체로 모순인 것도 같지만, 형이상학적 우주든 물질 우주든 모든 게 내 안에, 즉 나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유형의 물질 우주가 창조되기 이전에 무형인 인간 영혼이 먼저 창조되었다. 유형의 물질 우주가 창조되기 이전에는 모든 존재는 무형으로 존재할 뿐이었다. 즉 유형의 물질 우주 이전에 무형의 형이상학적 우주가 있었던 것이며, 영적 세계는 지금도 무형의 형이상학적 우주 그대로이다. 따라서 무형의 영적 세계를 유형의 물적 세계에 비추어 유추하고 상상하는 것은 무지의 소치일 뿐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진화론과 창조론이다. 진화론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창조론조차도 우주의 창조를 얘기하면서 유형의 우주를 상정하..

깨달음의 서 2021.07.17

무심無心과 형이상학적 에너지

무심無心과 형이상학적 에너지 마음이란 언제나 무심이다. 무심이란 마음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 안에 내용물이 없다는 뜻이다. 마음이란 텅 빈 바탕이거나 허공과도 같아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그곳에서, 감각과 지각, 감정, 생각, 기억 등 모든 것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일어났다 사라지는 감각과 지각 등등을 애써 붙잡아 놓고는 이를 마음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다. 마음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감각과 지각, 감정, 생각, 기억 등등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일 뿐이다. 마음이란 물리적 에너지가 아니라 형이상학적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인체를 비롯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과 심지어 형이상학적으로 존재하는 생각과 감정, 기억조차도, 오로지 마음..

깨달음의 서 2021.07.10

수명과 생명

수명과 생명 모든 물질에는 수명이 있다. 반면 생명에는 한계가 없다. 일정한 한계가 있는 물질적 존재 안에, 한계가 없는 무형의 생명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명이 있는 물적 존재와 생명이란 같은 것일 수가 없다. 수명이 있는 물적 존재는 하나의 도구 또는 수단에 불과하지만, 생명이란 존재 자체로서 하나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수명이 있는 물적 존재인 우리의 육체와, 생명이라는 영적 존재를 혼동하곤 한다. 육체의 부속물로써 생명이 육체 안에 깃들어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육체가 수명을 다해 죽는 순간, 생명은 육체를 벗어나게 된다. 즉 수명과 생명이란 결코 같은 게 아니다. 수명이란 인간의 육체를 비롯한 모든 물질적 존재에 내재한 속성이지만, 생명이란 그 자체로 독립된 ..

깨달음의 서 2021.06.23

사랑과 애착 2

사랑과 애착 2 애착이란 사랑하거나 좋아하기 때문에 특정한 사람이나 물건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반면 신은 우리를 사랑하면서도 애착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슨 짓을 하든지 이를 허용한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신이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한 게 아니라, 우리 인간을 진실로 사랑하기 때문에 자유의지를 부여한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부모가 흔히 그러하듯,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자녀를 자기 생각 속에 묶어두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자녀의 생각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허용하는 게 진정한 자녀 사랑이다. 자녀가 알아서 하겠지 하고 생각하며 걱정하지 않아도 그들을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음이다. 차 조심, 사람 조심하라고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성인이 된 자녀를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다. 내 뜻대로가 아니라..

깨달음의 서 2021.05.20

잃어버린 신神

잃어버린 신神 신이란 나로부터 어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나와 늘 함께 하는 즉 내가 바로 신이다. 신은 무소불위無所不爲한 존재이므로 나에게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내가 곧 신이자 동시에 세상 모든 게 곧 신이다. 이 세상에 신 아닌 게 없다. 심지어 허공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적 대상까지도 모두가 신이다. 따라서 인간인 우리는 신 안에서 독립된 존재이지만, 신의 의지 안에서 자유의지를 가지는 것이며 또한, 모든 존재는 신의 형상 안에서 형상을 가질 뿐이다. 즉 신은 인간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형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가장 높은 것에서 가장 낮은 것까지, 가장 아름다운 것에서 가장 추한 것까지, 그리고 가장 선한 것에서 가장 악한 것까지 신 아닌 게 없다. 그래서 신은 전지전능..

깨달음의 서 2021.05.09

자기규정을 버려라

자기규정을 버려라 우리가 아무리 스스로 자기규정을 버린다 해도 자기규정은 끊임없이 저절로 생겨난다. 그게 바로 우리 인간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기규정을 만들어내며 그러한 자기규정은 에고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자기규정인 에고를 혐오하면서도 자기규정 즉 에고에 파묻혀 살아가는 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자기규정 즉 에고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상태가 바로 깨달음이다. 이처럼 깨달음이란 이미 완성된 어떤 순간이거나 상태가 아니라, 완성으로 가는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이제 막 지난 것일 뿐이다. 깨닫지 못한 사람은 고속도로 입구를 아직 찾지 못했거나, 또는 고속도로보다 산과 들이 더 좋은 사람인데 반해 깨달은 사람은 고속도로에 이미 들어선 것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함은 더는 방황과..

깨달음의 서 2021.04.23

깨달음이란?

깨달음이란? 깨달음이란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입니다. 천동설과 지동설이라는 물리적 현상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에서도, 화형을 당하기도 하고 종교재판을 받는 등 엄청난 탄압과 희생이 있었으며, 생명과 신체, 명예에 대한 위협 때문에 자신의 확신을 꺾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신대륙 발견이라는 인류사적 사건에는 선구자의 담대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깨달음이라는, 물리적 현상이 아닌 무형의 자신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라면, 즉 대상이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에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나 대신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라, 각자 자신의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뿐입니다. 선각자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

깨달음의 서 2021.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