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지 짝지 차안에 있는 사람이 신랑이냐는 또래 친구의 물음에 아니! 내 짝지, 라며 방금 내린 중년의 여인이 말한다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든 같은 회사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든 아니면 돌림자가 지자인 암수의 거시기 짝지이든, 연인이 고어체이면서 문어적이고 애인이 이제는 좀 .. 신작 詩 2014.03.21
삶을 위해서 사랑하자 삶을 위해서 사랑하자 김석기 사랑을 위해서 살고 삶을 위해서 사랑하자 사랑은 목적이 없어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사랑을 이용하지 말자, 사랑 그 자체가 되자 삶은 목적이 없어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삶을 살아가지 말자, 살기 위해서 살아가자 사랑을 위해서 살고.. 신작 詩 2014.03.16
백석과 박인환 시인 백석과 박인환 시인 김석기 나 취했노라 아침을 막 거른 술에 취했노라 인생은 등대처럼 허망하지도 않으며 항구처럼 통속하지도 않거늘 파도는 해변으로 몰려갔다가 제풀에 다시 바다로 쓸려가는 우리는 여전히 바다가 아니라 파도에 흔들리는 오늘도 바람일 뿐 나 취했노라 세월이 가.. 신작 詩 2014.03.04
생각 그리고 생명 생각 그리고 생명 김석기 기적은 단 하나 내가 존재한다는 것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지금 여기 살고 있으며 몸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아는, 살아있는 생각만이 유일한 기적일 뿐 다른 것은 기적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반복되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생명, 영원히 반복.. 신작 詩 2014.02.27
여우 이야기 여우 이야기 김석기 발돋움으로도 닿지 않는 곳에 탐스럽게 매달린 포도를 보며 저 포도는 시다 라고 말하는 여우는 지혜롭다 같은 포도송이를 보고 아주 달게 생겼다 라며 아쉬움의 침을 흘리는 여우는 평범하다 뒤늦게 포도송이를 보고는 나는 왜 저렇게 단 포도를 한 번도 먹어보지 .. 신작 詩 2014.02.11
떡국을 먹다가 떡국을 먹다가 김석기 입안에 떠넣을 때마다 매번 감사함이 처음처럼 솟아나기를! 지금 앉아 있는 방안과 책과 점심을 끓여 먹은 냄비와 숟가락이여 내가 걷고 있는 길과 그 길에 선 나무와 바람과 하늘이여 나를 감싸고 있는 그대, 지구여 태양이여 공간이여 날마다 새롭게 다가오기를! .. 신작 詩 2014.01.30
아파도 아파도 김석기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사랑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사랑했었다라고 누군가는 말했지 그래 나는 사랑했었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널 지금도 원하기 때문에 원하기 때문에 보내는 거야 네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기 때문에 네가 원하는 것.. 신작 詩 2014.01.17
연주 연주 김석기 무형의 있음이 유형의 몸을 통하여 피아노 소리를 듣는다 들리는 그와 듣는 내가 무엇이 다를까 소리가 파동으로 밀려온다 무형이 느낌으로 다가온다 악보에서 피아노를 거쳐 그대 몸을 통해 흐르는 순간의 창조여! 연주는 허공에 흩어지고 선율은 귓전에서 부서지며 울림.. 신작 詩 2013.12.29
개별꽃 개별꽃 김석기 개별적인 꽃이란 말인가? 어느 시집 맨 앞에 피어있는 이름도 희한하게 생긴 개별꽃 맷집 좋은 사전을 한방에 거미줄에 처박아버린 애완용 스마트폰에게 물어본다 개나리처럼 억울한 별꽃에 '개'자가 붙은 꽃이란다 개별꽃(들별꽃), 참별꽃, 쇠별꽃, 그리고 또 이리도 많고.. 신작 詩 2013.11.12
오월의 느낌 오월의 느낌 / 신타 알고 보면 아름답지 않은 마음 어디 있으며 자세히 보면 이쁘지 않은 모습 어디 있을까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의미 없이 살랑이는 신록빛 나뭇잎 아래 나는 오월의 바람을 느낀다 나에게 의미가 없을 뿐 생각해 보면 허공 없는 바람이 어디 있으며 살다가 보면 느낌 없는 계절이 어디 있을까 바람은 허공처럼 부드럽고 계절은 나뭇잎처럼 푸르다 신작 詩 201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