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詩 324

부질없다

부질없다 신타 「강원도 사북 음식 중 가장 뛰어난 것이 곤드레밥인데 1인분은 팔지 않는단다 어찌 세상이 혼자 사는 사람에게 이토록 매정하냐 이 밥을 먹으려면 장가를 가야 하나 내 기어코 이 밥을 먹기 전에 사북을 떠나지 않으리라」 어느 스님의 트윗 글을 보고는 굳이 결혼하지 않아도 방법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댓글 달려다 그만둔다 부질없다 부질없다 다 부질없다 나도 혼자 가서 곤드레밥 사 먹으면 될 일인데

신작 詩 2020.02.20

구례 사성암

구례 사성암 신타 여우비 지나가던 날 온 세상 땅거미 지고 빗소리마저 드리울 때 가던 발걸음 되돌릴까도 싶었던 사성암 돌아 오산 오르는 길 무엇을 빌고자 함이 아니거늘 거인 다리 유리광전* 부처가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단다 바람은 스스로 부는 것 암벽 오르는 바람에도 나는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에 감사하고자 했다 말없이 빛나는 섬진강 굽이 바라보며 사성암 바위 품은 가슴이고자 했고 강 건너 흰 구름 벗 삼아 노니는 지리산 닮은 속내이고자 했다 *유리광전(琉璃光殿) - 약사전(藥師殿)의 다른 이름

신작 詩 2016.12.17

뻐꾸기

뻐꾸기 김석기 창원 동서식품에서 팔용산 숲길 오르다 뻐꾸기 우는 소리에 문태준 시인의 시 '가재미'를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뻐꾸기는 소리로 기쁨을 울고 나는 눈물로 슬픔을 웃는다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처럼 가난한 내 마음이 뻐꾸기 소리 돋는 오솔길에서 국수처럼 가늘은 몇 가닥 시구에 호젓한 눈물 지음은 영혼의 기쁨이 아니고 그 무엇이랴 * 2연은 문태준 시인의 시 '가재미' 부분 전재

신작 詩 201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