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여덟 내 나이 마흔여덟 신타 차 타고 가는데 누군가 내게 물었지 나이가 몇이냐고 별생각 없이 대답했다 마흔여덟이라고 그럼 낼모레 쉰이네 초로의 신사라는 느낌이 뒤통수를 때리고 지나간다 아니 무슨 아니야 내가 무슨 생각해보니 낼모레가 맞다 아직도 한참 남았거니 했는데 지금은 육십이 지난 나이 오십에서 육십을 넘어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간다 중학생 때쯤 배웠을 지천명 知天命의 나이 천명을 몰라서 그랬을까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 내 나이 마흔여덟엔 신작 詩 2021.11.26
빨랫줄 빨랫줄 신타 세상에서 묻은 때와 스스로 선택한 밤의 그림자 손빨래든 세탁기든 깨끗이 지우고 싶다 힘껏 두들겨 빨아 빨랫줄에 널고 싶다 세상은 날마다 나를 빨랫줄에 넌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세상이 밝기 전에 몸과 마음에 밴 어둠 새벽처럼 지우고 싶다 애써 지우지 않아도 스스로 아침이 된다면 빨랫줄에 걸린 어둠마저 조용히 빛을 따를 터 빨랫줄 너머 빛나는 아침이고 싶다 신작 詩 2021.11.26
향기 2 향기 2 신타 소국에 코를 대고 향기를 들이마신다 향기를 마시는 건지 숨을 들이쉬는 건지 바람처럼 향기가 담기는 것인지 굳이 알고 싶지 않아도 가을의 향기 마시고 싶어 소국 가까이 얼굴 들이민다 소국을 보며 가을을 가을이 짙어졌음을 느낀다 국화 향기에 내가 계절과 함께 흐르고 있다 국화 향기와 함께 가을이 흘러가는 것일지도 신작 詩 202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