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9 3

식탁

식탁 / 김신타젊었을 적엔꽃병이 놓이더니지금 식탁 위엔약병만이 줄을 선다삶의 주소는꽃병과 약병 사이혹은 밥과 반찬그 사이 어디쯤일까건강이란근육에 달린 게 아니라호르몬 분비에 달렸다고 한다호르몬 분비라면밥상과 침상모두가 식탁이다몸으로 먹느냐마음으로 먹느냐가 다를 뿐몸으로 밥과 반찬사랑할 수도 있겠지만마음으로도 자신과 타인의육체와 정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어느 하나만이 아니라꽃병과 약병밥과 반찬 그리고 몸과 마음자신과 타인 모두 사랑해야 할 것이다

신작 詩 2021.11.29

물길 바람길

물길 바람길 / 신타 원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따로다 원하는 것은 원하는 것이며 받아들이는 것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원하는 길로 갈 수 있음이다 어느 하나만을 고집할 일이 아니다 모두를 받아들이되 하나의 길을 가는 것이다 받아들인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일이 일어나지 않음도 아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날 뿐이며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외려 내가 원하는 일이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받아들일 때 텅 빈 샘에서 샘물이 솟고 물처럼 바람처럼 길이 된다

詩-깨달음 2021.11.29

텅 빈 바람

텅 빈 바람 신타 바람처럼 머물지 않는 내가 무엇인지 알고자 함은 머물지 않는 바람이자 내 안에서 부는 바람이다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나라는 것은 텅 빈 빛, 텅 빈 침묵 텅 빈 바람, 텅 빈 충만 보이지도 않는 바람이건만 텅 비었다는 건 또 무슨 소릴까 아무것도 없음이다 아무것도 없음도 없음이다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붙들고 싶은 게 살아있다면 그게 빛이든 침묵이든 바람이든 충만이든 붙잡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대가 아니다 그것이 그대일 뿐 아무것도 잡지 않고 모든 것을 놓았을 때 그대는 의지할 것 하나 없는 텅 빈 빛, 침묵, 바람, 충만이 되리라 텅 빌 때부터 모든 게 샘솟으리라 텅 빈 곳에서 그대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리라

詩-깨달음 202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