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매듭 / 신타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출발과 매듭이 있다 수선화는 알뿌리로 살구꽃은 열매로 사람도 마찬가지 꽃처럼 피어난 몸에서 사랑으로 만나는 암술과 수술 밤마다 매듭짓고 다시 출발하는 아침 어느 한 철이 아니라 날마다 피어날 수 있는 꽃 낮에서 밤으로 밤에서 낮으로 생의 매듭은 어김없이 이어지고 마지막 매듭은 다만 보이는 꽃으로가 아니라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봄 보이지 않는 계절로 사라진다 수선화도 살구꽃도 여러 생을 꽃 피우는데 사람은 어찌 한 생으로 꽃 피우고 매듭지을까 겉모습을 달리할 뿐 끊임없이 피고지는 계절 사라질지라도 생은 눈에 드러나지 않는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