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5 2

요람과 무덤 사이

요람과 무덤 사이 / 신타 "요람과 무덤 사이에는 고통이 있었다"*가 아니라 다만 기억이 있었을 뿐이다 고통의 기억일 수는 있겠지만 밀물처럼 다가왔다 썰물처럼 사라지는 고통 남는 것은 고통의 파도가 아니라 파도가 가라앉은 기억의 바다일 뿐이다 만약에 기억이 없다면 그까짓 고통이 무슨 대수랴 주삿바늘 들어갈 때의 따끔함과 다를 게 무엇이랴 살면서 기억나는 게 고통뿐인 사람은 불안한 밤이며 기쁨인 사람이라면 그는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이다 지난 뒤에 돌아보면 고통도 사랑이 되며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처럼 기쁨으로 물드는 황혼이 되자 깊게 익어가는 노을빛이 되고 웃음으로 빛나는 저녁이 되며 평안을 담아내는 어둠이 되어 아름다움을 꿈꾸는 밤이 되자 * 독일의 작가이자 시인 '에리히 케스트너'의 시 「숙명」 인..

고정관념과 믿음에 대한 단상

고정관념과 믿음에 대한 단상 고정관념의 다른 이름은 믿음이다 믿음을 아무리 포장지로 포장해도 단단하게 고정된 관념일 따름이다 달리 말하면 화석화된 기억이거나 그러나 고정관념이든 믿음이든 무조건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현실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믿음이라면 얼마나 좋은가 믿음을 보다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애를 써왔던가 따라서 고정관념이든 믿음이든 이름을 가지고 따질 게 아니라 삶에 유용한가 아닌가를 따져 버려야 할 건 아낌없이 버리고 간직할 건 간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고정관념이든 믿음이든 믿음이 곧 고정관념이며 고정관념이 곧 믿음임을 바로 알아 믿음과 고정관념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