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2 3

천변길

천변길 / 신타 옅은 시냇물 잔물결로 흐르다가 스치고 지나가는 모래톱 위 할미새 닮은 물새들 한가롭고 냇가를 지나는 사람들 또한 주말을 맞은 물새처럼 가볍다 바람은 불어오고 미처 봄옷으로 갈아입지 못한 갈대 삼월 초순은 여전히 빛바랜 옷인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 과거와 미래 사이 틈이 아닌 현재란 늘 펼쳐진 시간이라는 자각 천변 따라 이어진 길 현재가 바로 천변길임을 물새와 냇물조차 알고 있는데 시멘트길 위 현재를 딛고 걸어가는 사람들만 무엇인지 모르는 채 열심이다

詩-깨달음 2022.03.12

모든 순간이 현재다

모든 순간이 현재다 / 신타 현재란 찰나가 아니라 일상처럼 늘 함께하는 영원한 생명의 대지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눈 깜짝할 순간이 아니라 발을 딛고 있는 바닥이다 바닥을 디뎌야 설 수 있듯이 우리는 늘 현재를 딛고 서 있다 모든 순간이 바로 현재인 것이다 과거와 미래가 따로 있지 않은 현재의 기억이 과거일 뿐이고 현재의 상상이 미래일 뿐이다 오직 지금 여기에서 기억하고 상상하는 것일 뿐 우린 누구도 현재를 벗어날 수 없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태양 또한 빛난다 우주는 언제나 현재일 뿐이다

詩-깨달음 2022.03.12

윤슬

윤슬 / 신타 어린 왕자처럼 내가 어느 별에서 왔을까가 궁금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디로 가게 될까 답답하던 불안에 쫓기던 시간이 있었다 높은 산에 올라 낮게 쏟아진 별들 내려다볼 게 아니라 낮은 강을 함께 흐르는 반짝이는 별 윤슬이 되자 태양이 주위를 도는 것처럼 보이고 지구가 중심인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언제나 지금 여기에서 오지도 가지도 않을 뿐 그림자 없는 빛일 뿐 윤슬처럼 출렁이는 세상이라는 강물에서 그림자 드리우지 않는 사랑의 빛이 되어 흐르자 사랑의 빛으로 하나가 되자

詩-깨달음 202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