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 37

풀잎

풀잎 / 신타 네가 있는 자리엔 너도 없고 나도 없으며 네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내가 있는 자리엔 나도 없고 너도 없으며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풀잎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있다 너와 나의 모습처럼 네가 바로 우주이고 내가 바로 우주이기에 너와 내가 다르지 않으며 큰 소리 외려 들리지 않듯 가장 큰 자리 너와 나는 외려 보이지 않음이다 풀잎 하나라도 없을 수 없는 세상 영원함이 있을 뿐이다

詩-깨달음 2022.04.19

도와줄 건데 왜 그래

도와줄 건데 왜 그래 / 신타 용기를 내 너는 할 수 있어 용기를 낼 수 있는 지금이 바로 그때야 네가 하고 싶은 일 지금이 바로 그때야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용기가 생기는 건 아냐 사건이란 자신을 위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뿐이야 나쁜 일이란 일어나지 않아 받아들일 수 있을지와 사라져버린 희망과 동시에 절망조차 내려놓을 수 있을지는 절벽에서 잡은 나뭇가지마저 놓는 일 네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너를 위해 일어나는 일일 뿐 불안과 두려움조차 너를 위해 너를 위해 일어나는 감정일 뿐 절망조차 포기하면 돼 사라진 희망뿐만 아니라 절망조차 스스로 포기할 때 스스로 돕는 하늘이 되는 거야

詩-깨달음 2022.04.19

파도의 물빛

파도의 물빛 바다로 이어진 하늘 푸른빛에 한 줄기 구름 몇 가닥 전깃줄마저 여명이 그린 바닷가 풍경이다 어둠 남아있어도 밝아오는 일출의 시간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나만을 위하고자 하는 아상 我相 아상을 벗고자 오늘도 하얗게 파도처럼 부서진다 부서지고 부서져도 언제나 푸른빛 두려워 마라 두려워 마라 부서질수록 깊고도 맑은 물빛이리니

신작 詩 2022.04.18

철쭉꽃

철쭉꽃 / 신타 5월의 꽃이라는 말은 이미 지나간 옛 기억일 뿐 4월 중순이면 벌써 지천이다 고속 열차처럼 빨라진 절기 따라 형형색색으로 피어난 길가에는 함께 걷던 기억만이 가득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떠났어도 철쭉꽃은 역사 여기저기 붉은 빛으로 가득한 행복했던 시간을 반추하다가 '사랑해'라는 문자 남기고 떠난 사람 나도 그녀와 함께 철쭉꽃으로 눈부신 여행

나마스테

나마스테 / 신타 신이 사원에 머문다고? 당신 집에 머물고 있다고? 눈 덮인 산정에 있을 거라고? 신을 당신처럼 작고 쪼잔하며 질투의 화신이라고 생각하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처럼 신은 어디에도 있지 않으며 마음의 눈길 닿는 곳마다 있다 당신이 바라보는 그곳에 당신이 상상하는 그곳에 당신이 소망하는 그곳에 안은 밖에 담겨있지 않으며 밖이란, 안과 함께하는 부분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일 뿐이다 밖에서 안으로가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것이다 내 안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경배한다

詩-깨달음 2022.04.15

보인다는 건

보인다는 건 / 신타 빛에서만이 아니라 어둠에서도 보이는 것이다 한낮에만이 아니라 깜깜한 밤에도 보여야 한다 보이는 몸이 아닌 보이지 않는 몸 그리고 마음과 영혼으로 하나 된 보이지 않는 없음이자 있음 우주라 할지라도 보이는 건 내가 아닌 내 안에 있는 부분일 뿐 내가 사랑하는 전부일 뿐 없음으로 존재하기에 우주를 담을 수 있으며 없음의 있음이기에 또한 영원히 살아있는 지금 여기

詩-깨달음 202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