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법
불교에서 말하는 불이법이란 무슨 얘기일까? 구체적으로 무엇과 무엇이 둘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막연히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알아 왔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신과 내가 또는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절대적인 신과는 달리 나라는 인간은 상대적인 존재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신 또는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절대와 상대라는 것도 둘이 아닌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 절대와 상대가 둘이고 선과 악이 둘이며 정의와 불의가 하나가 아닌 둘이라면, 세상은 불이법이 아닌 이분법인 것이다.
그리고 절대와 상대, 선과 악, 정의와 불의라는 상대적 개념은 뒤로 미루더라도, 신과 나 또는 부처와 나라는 절대적 주체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점은 무엇보다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개념이라는 건 하나의 대상이므로 분리될 수도 있지만, 주체라는 건 개념상 둘이 아닌 하나여야 하며 절대라는 것 역시 개념상 둘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신 또는 부처와 나를 절대적 주체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이 절대적 주체임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부처를 신과 같은 존재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불교 쪽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 같으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마지막으로 나라는 존재가 절대적 주체냐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해서는 나라는 걸 무엇으로 보느냐가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나라는 걸 보이는 몸과, 몸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절대적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지만, 나라는 걸 모든 대상을 인식하면서도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으로 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모든 대상을 인식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걸 나라고 정의한다면, 그러한 정의 자체가 곧 나라는 존재가 절대적 주체임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까지는 나라는 걸 눈에 보이는 몸과, 몸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인식해 왔다고 할지라도, 지금까지의 생각에 계속 매몰될 게 아니라 새로운 견해에 눈을 떠야 한다. 나라는 게 인식되는 대상이 아니라, 인식되지 않는 주체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나라는 게 인식의 대상이 아닌 인식의 주체임을 스스로 조용히 사유해 보아야 한다. 인식의 대상이 아닌 인식의 주체임이 받아들여진다면, 나라는 게 상대적 존재가 아닌 신과 똑같은 절대적 존재임이 자명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주체라는 단어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며, 상대적 대상이 아니라면 절대적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신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또는,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라는 불이법이 입증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에 나오는 구절처럼, 우리 인간들마저도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로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신을 비롯한 모든 인류가 저마다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닌, 하나의 절대적 주체인 것이다. 인간인 우리가 상대적 존재가 아닌 절대적 존재라는 말이다. 아울러 인식의 대상이 아닌 인식의 주체라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끝으로 "모든 중생은 본래 부처다"라는 말에서, 불교의 불이법이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며 글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