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 無我
우주에 '절대(근원, 하나, 신, 본래)로서의 나' 이외에 또 다른 나란 없다. 우리가 흔히 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나'는, '개체로서의 나'를 말하며 이는 허상에 불과하다. '전체 또는 근원으로서의 나'는 절대이고 '개체로서의 나'는 상대이자 허상이다.
무아 無我란 분리되거나 독립된 개체가 없다는 뜻이다. 또한 분리되거나 독립된 개체가 없다는 말은 오로지 전체만이 존재한다는 뜻이며, 전체란 유형-무형의 우주 전체이자 텅 빈 침묵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전체란 개체의 상대적인 뜻인 동시에,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는 모든 것이 파란색이라면 파란색이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류는 저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하나로 존재하며, 모두가 하나로 존재한다는 말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아 無我인 것이다. 모든 것이자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게 바로 '나'이다. 정리하자면 우리 인간은 개체로서는 아무것도 아닌 무아이며, 전체로서는 모든 것인 절대이다.
그렇다면 개체가 아닌 전체로서 존재하는 길은 무엇일까? 그게 바로 내려놓음과 내맡김이다. 개체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내가 아님을 깨달아, 마음을 내려놓고 몸을 내맡기는 것이다. 다만 개체인 자신을 또 다른 개체적 존재인 작은 신에게 내맡기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전체이자 절대임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바로 내맡김이다. 깨달음이 곧 내맡김인 것이다. 개체적인 자신이란 아무것도 아님을 뚜렷하게 자각했을 때, 우리는 자연스레 자신이 무아이자 동시에 절대임을 깨닫게 된다.
무아라고 해서 내가 아예 사라지는 건 아니다. 표층 의식에 있던 '감각적이고 개체적인 나'는 사라지지만, 그동안 심층 의식에 머물러 있던 '절대적이고 전체적인 하나'가 표층 의식으로 새롭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생각도 절대고 내 몸통도 절대이며 심지어 다른 사람의 몸통까지도 절대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 우주뿐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이른바 형이상학적인 부분도 절대인 것이다. 즉 절대 아닌 게 없다.
그런데 모든 게 절대이지만 부분적으로 절대인 것은 아니다. 생각이나 몸, 마음 등등 어느 부분적인 하나가 절대인 것은 아니다. 절대는 오직 전체일 뿐이다. 그리고 모든 게 절대이므로 절대는 없기도 하다. 우주 전체가 파란색이라면 우리는 파란 색을 볼 수 없으며, 따라서 파란 색이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감 즉 외적인 감각을 통해서는 절대적인 신을 볼 수가 없다. 다만 생각 또는 내적인 느낌을 통해서만 절대적인 신을 볼 수가 있다. 신이란 부분이 아닌 전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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