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과 무덤 사이 / 김신타"요람과 무덤 사이에는고통이 있었다"*가 아니라다만 기억이 있었을 뿐이다고통의 기억일 수는 있겠지만밀물처럼 다가왔다썰물처럼 사라지는 고통 남는 것은 고통의 파도가 아니라파도가 가라앉은 기억의 바다일 뿐이다만약에 기억이 없다면그까짓 고통이 무슨 대수랴주삿바늘 들어갈 때의따끔함과 다를 게 무엇이랴살면서 기억나는 게고통뿐인 사람은 불안한 밤이며기쁨인 사람이라면그는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이다지난 뒤에 돌아보면고통도 사랑이 되며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처럼기쁨으로 물드는 황혼이 되자깊게 익어가는 노을빛이 되고웃음으로 빛나는 저녁이 되며평안을 담아내는 어둠이 되어아름다움을 꿈꾸는 밤이 되자* 독일의 작가이자 시인 '에리히 케스트너'의 시 「숙명」 전문 인용[ 공주사대부고 19회 졸업생 문집..